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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윤석민, '꿈의 20승'도 가능하다.
갈수록 압도적인 구위로 올 시즌 프로야구 최고 에이스로 떠오른 KIA 우완선발 윤석민은 과연 '꿈의 20승'고지를 밟을 수 있을까. 18일 현재 11승(2패)을 기록중인 윤석민에게는 다소 성급한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가능성은 충분히 있는 시나리오다. 스포츠조선 야구전문기자들도 '윤석민의 20승 가능성'에 대한 긴급 설문조사에서 무려 67%(전체 12표 중 8표)의 지지를 보냈다.
이같은 분석은 그대로 현실에 나타나고 있다. 현재 윤석민은 다승 1위(11승)에 탈삼진 공동 1위(109개), 방어율 2위(2.62),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위(1.01)를 기록하며 '극강모드'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15일 대구 삼성전에서는 1안타 완봉승을 거두며 '노히트노런'에 버금가는 완벽투를 선보이기도 했다. 시즌 초반인 4월에만 잠시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을 뿐, 5월부터는 최근 11번의 선발등판에서 무려 10승(승률 9할9리)을 따냈다.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 99년 정민태(당시 현대) 이후 국내 투수는 누구도 오르지 못한 '20승 고지'에 윤석민이 오를 수 있다는 분석도 이 때문에 설득력을 얻는다.
일단 남은 일정과 승수와의 관계를 따져보자. 18일까지 17경기(선발 16회)에 나온 윤석민은 앞으로 최대 10~11경기 더 선발 등판이 가능하다. 로테이션상 21일 대전 한화전이 윤석민의 다음 등판일. 여기서 승리를 추가할 경우 12승으로 전반기를 마감한다. 이어 후반기 등판이 예상되는 9~10경기에서 8승을 보태면 된다. 현재의 승률(0.864)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면 '20승'이 완성된다.
물론 이처럼 단순한 산술계산이 꼭 들어맞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전반기에 비해 체력이 떨어지고, 부상 위험도 늘어나는 시즌 후반기에 승수를 추가하는 것은 사실 더 힘들다. 지난해 류현진도 전반기에 13승(4패)을 따내며 '20승'에 대한 꿈을 키웠으나 후반기에는 겨우 3승을 추가하는 데 그치고 말았다. 2005년 손민한도 전반기에 14승(3패)을 따냈는데, 후반기에는 4승밖에 거두지 못했다. 정민태도 99년 전반기에 14승을 거두고 후반기에 6승을 보태 20승을 완성했다.
이런 전례들에 비춰볼 때 전반기 최대 12승이 예상되는 윤석민은 상당히 불리한 입장이다. 그렇지만, 윤석민에게는 2010년 류현진이나 2005년 손민한이 갖지 못한 메리트가 있다. 바로 팀 전력의 도움을 크게 받을 수 있다는 점. 2005년 롯데와 2010년 한화는 팀 전력이 약했다. 올해 KIA는 우승 가능성이 큰 리그 1위팀이다. 최근에는 한기주와 김진우 등의 가세로 약점으로 지적됐던 불펜전력마저 상승했다. 때문에 윤석민이 승수를 쌓는 데 유리한 점이 많다.
게다가 우천 순연 경기가 가장 적은 KIA는 8월말부터는 띄엄띄엄 경기를 치르게 된다. 이 경우 윤석민을 승리가 유력한 경기에 선택적으로 등판시킬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윤석민에게는 '20승 달성'을 위한 또 다른 호재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