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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준과 유원상은 지난 2009년 야구월드컵에서 처음 만났다. 야구월드컵은 보통 대학선수들과 프로 유망주들을 묶어서 출전시키는 대회다. 박현준(2009년 2차 1라운드 지명)과 유원상(2006년 1차 지명) 모두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프로에 입단했지만, 미처 꽃피지 못한 선수들이었다. 둘은 86년생 동갑내기다. 짧은 대표팀 생활이었지만, 두 명 모두 쾌활한 성격인 만큼 금세 친해졌다.
박현준은 지난해 트레이드로 SK에서 LG의 유니폼으록 갈아 입었다. 트레이드 선배로서 친구에게 무슨 말을 해줬을까. 그는 줄무늬 유니폼을 입고 어색해하는 유원상에게 "잘 해보자"라며 "한화나 LG나 야구하는 것은 똑같다. 어느 팀이나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특별한 말은 아니었지만, 그게 바로 정답이었다. 트레이드에 신경쓰기 보다는, 빨리 잊고 야구에 집중하는 게 낫기 때문이다. LG로 트레이드된 후 잠재력을 폭발시킨 그다. 유원상에게는 팀 적응을 도와줄 친구이자, 롤모델이 될 수 있다. 유원상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굳은 결의를 다졌다.
박현준에게 친구와 함께 하게 된 소감을 물었다. 그는 "원상이와 함께 선발투수로 뛰면 정말 좋을 것 같다"며 "또 한 번 야구가 재밌어지려 한다"고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유원상이 친구의 바람대로 당당히 LG 선발진에 합류할 수 있을까.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