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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SK 정상호와 이호준의 솔직한 심정이 궁금했다.
실제 경기장에서 묻기는 쉽지 않았다. 잘하고 있으면 모를까, 잔부상에 시달리는 정상호와 타격부진에 괴로워하는 이호준의 면전에서 대놓고 물을 수 없었다.
듣기만 했을 뿐, 보진 못했어요
최근 SK 김성근 감독은 주전포수 정상호에 대해 극과 극의 평가를 내렸다.
지난 1일 부상으로 빠진 정상호에 대해 "잔부상이 있다고 빠지면 주전포수가 아니다. 정신력에 문제가 있다"고 질타했다. 그러나 이후 정상호가 복귀했고, 지난 롯데와의 2경기에서 연승을 거뒀다. 그러자 김 감독은 "정상호가 잘하고 있다. 올해 박경완의 복귀는 없을 것이다. 정상호를 키우는 시즌이 될 것"이라고 칭찬 모드로 들어갔다.
김 감독의 의도는 명확하다. 주전포수가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정상호의 분투를 촉구한 말. 이런 극과 극의 평가에 대해 정상호는 쑥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는 "어쨌든 감독님이 잘하라는 의도로 던진 메시지 아니겠나. 중요한 건 내가 잘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감독님이 정신력을 비판하신 것에 대해 듣기만 했을 뿐, 기사로 보진 못했다. 주위에서 '안 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그랬다"고 덧붙였다.
로또준? 내 야구하기도 바쁘다
네티즌들은 흔히 이호준에 대해 '로또준'이라고 비아냥거린다. 2007년 FA(자유계약선수)로서 4년간 34억원을 받았다.
이같은 'FA대박'을 로또맞은 것 같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
이호준은 "사실 그런 얘기를 들으면 힘들다. FA계약을 하고 난 뒤 부상도 입고 제대로 활약을 못해서 그런 별명이 붙은 걸로 알고 있다"며 "될 수 있으면 신경을 쓰지 않을려고 한다. 야구를 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내 야구하기도 바쁘다"고 했다. 이호준은 매우 쾌활하다. SK 선수단 내에서 가장 좋은 입담을 자랑하는 선수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힘들어하는 모습이 있다.
그의 별명은 과장된 측면이 있다. 부상으로 2008년과 2010년 제대로 활약을 못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2009년 2할9푼8리, 16개의 홈런으로 제 역할을 했다. 또 그라운드 안팎의 팀리더로 보이지 않는 공헌도가 매우 높다. 올해 주장을 맡은 것도 이 때문이다. 시즌 전 오키나와 전지훈련에서 훈련스태프들에게 자비를 털어 회식을 하고 선물을 사준 것도 여러 번이다.
게다가 매우 열심히 하는 선수다. SK 김성근 감독도 "열심히 하는 이호준이 올해 중심타자로 제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할 정도다. 그는 "비가 오지 않을 때는 체력적으로 좀 힘들었는데, 최근 비가 오면서 여유가 있다. 비가 오면 땡큐"라고 했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