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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좋았다. 스프링캠프에서부터 기대 이상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개막전 선발투수로 나서 완벽한 투구로 양승호 감독에게 부임 후 첫 승을 안겼다. 그렇게 그의 '코리안 드림'은 실현되는 듯 했다. 하지만 그는 13일 유니폼을 벗고 한국에 함께 왔던 아내, 두 딸과 함께 인천공항에서 오후 5시 미국으로 떠나는 비행기를 기다렸다. 지난 9일 퇴출된 롯데 용병투수 브라이언 코리의 얘기다.
이 통역은 이런 코리도 처음 퇴출 통보를 받았을 때는 크게 아쉬워했다고 했다. 올시즌 마지막까지 롯데를 위해 뛰고 싶었고, 개인적으로는 지난 2일 대구 삼성전에서 호투하며 승리를 거뒀기 때문에 몇 차례 기회가 더 주어질 줄로 알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험 많은 노장답게 곧바로 팀의 결정을 수용하고 차분히 마음을 정리했다고 한다. 코리와 친분이 두터웠던 투수 송승준은 "12일 잠시 짐을 챙기러 왔다길래 만나 얘기를 나눴다. 아쉽지만 구단의 결정을 이해한다고 하더라. 미국에 가서도 건강하라는 말을 전해줬다"고 했다.
4승3패1홀드1세이브, 방어율 4.23. 코리가 한국무대에서 남긴 기록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초라하지만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최선을 다해 던졌다. 단, 적지 않은 나이의 영향으로 80개 정도의 투구수가 넘어가면 급격히 구위가 떨어지는 치명적 약점은 어찌할 수 없었다. 롯데는 현재 이닝이터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선발자원이 절실한 상황. 롯데도 결단을 내려야하는 순간이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