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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안지만, 왜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을까

김남형 기자

기사입력 2011-07-13 11:12


삼성 안지만이 '효율적인 피칭'을 인정받지 못해 12일 목동 넥센전에서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안지만이 리드 시점을 가졌지만, 이날 승리투수는 안지만 뒤에서 2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정현욱에게 돌아갔다. 스포츠조선 DB

삼성 안지만은 왜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을까.

12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삼성전에선 한시즌에 한두번 있을까말까한 상황이 벌어졌다. 리드 시점에서 강판한 불펜투수가 승리투수로 기록되지 못했다.

삼성은 이날 5회까지 4-1로 리드했다. 선발투수 장원삼이 올들어 가장 좋은 피칭 내용을 보이며 5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당연히 승리투수 요건을 갖춘 채 6회부터 마운드를 안지만에게 넘겼다.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최고 셋업맨인 안지만은 비 때문에 등판 일정이 일정치 않았기 때문인지 1이닝 동안 4안타를 허용하며 3실점했다. 경기는 4-4 동점이 됐다. 이 순간, 장원삼의 승리투수 요건은 사라졌다.

안지만이 3실점한 뒤 내려오자 삼성 타선은 7회초에 1점을 냈다. 결국 삼성의 7대4 승리로 끝났다. 여기까지만 보면 안지만이 승리투수 요건을 갖는 듯 보였다. 이닝을 마친 뒤 강판했고, 직후에 삼성이 추가점을 내면서 안지만이 '리드 시점에서 내려간 투수'가 됐기 때문이다. 만약 승리투수가 됐다면 안지만은 시즌 10승으로 다승 공동선두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장의 KBO 기록위원들은 안지만에게 승을 주지 않았다. 안지만 뒤에 나온 정현욱이 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고, 승리 기록도 정현욱에게 돌아갔다.

'효율적인 피칭'의 조건이 강하게 적용된 케이스다. 현장에 있었던 KBO 한인희 기록위원은 "고민을 했는데 3점차에서 동점을 내준 안지만에게 승리를 주는 건 힘들었다. 안지만이 주자 2명 정도 있는 상황에서 나와 3실점하고 자책점이 1점이었다면 승리를 줬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경기는 리드 시점 보다는 효율적인 투구가 더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일반 팬들이 대체로 알고 있는 상식과는 다르다. '효율적인 피칭'을 고려하는 건 선발투수가 5회를 채우지 못했을 경우에만 한정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12일 경기처럼 장원삼이 5회를 마친 케이스라면, 그후엔 일종의 공식처럼 리드 시점을 갖는 투수가 승리를 기록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효율적인 피칭'이 적용된다. 한 위원은 "한시즌에 한두번 있을까 말까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대체로 '효율적인 피칭'을 판단할 때, 리드 시점 이외에 이닝수, 현장감, 등판 순서 등 여러가지가 고려된다. 쉽지 않은 일이다. 팀 입장에서 보면 승리와 홀드가 기록될 경기에서 홀드 하나가 날아간 셈이 된다.

이날 삼성 덕아웃에서도 경기중에 "누가 승리투수가 될까"를 놓고 선수들이 웅성거렸다고 한다. 좀처럼 보기 드문 사례였다.


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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