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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대어급 없는 트레이드 활성화 되나?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1-07-12 13:04


김광수는 올시즌 마무리 투수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전력 외로 밀려났다. 하지만 트레이드로 한화에서 새로운 기회를 얻게 됐다. 스포츠조선 DB


올시즌 처음으로 트레이드가 발표됐다.

LG와 한화가 1대2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올시즌 처음으로 발표된 트레이드다. 무성했던 트레이드 소문 속에 예상보다는 여파가 크지 않았다. 대어급이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실 트레이드가 성사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서로가 원하는 카드를 맞춰야 하는데, 각 팀의 이해관계가 상충하기 마련이다. 어느 팀이나 트레이드로 인한 전력 손실을 최소화하려 애쓴다. 또한 다른 팀으로 보낸 선수가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경우도 있다. 고려해야될 점이 너무 많다.

당사자인 선수 본인에게는 어떨까. 선수에게 팀을 옮긴다는 것은 큰 변화다. 함께 생활하는 동료들은 물론, 경기장이나 숙소 등 모든 주변 환경이 바뀐다. 적응에 애를 먹을 수도 있지만, 반대로 말하면 야구인생을 바꿀만한 새로운 기회일 수 있다. 특히 주전급 선수들보다 백업 선수나 전력 외 선수에게는 더욱 그렇다.

전력 외 선수, 새로운 야구인생 열 기회

이번 트레이드 당사자인 김광수와 유원상의 경우 각 팀에서 전력 외로 분류된 선수다. 최근 코칭스태프와의 궁합도 좋지 못했다. 원 소속팀에서 자신을 버렸다는 생갭다는, 날 원하는 팀에서 새로운 기회를 잡겠다고 마음먹을 수 있다.

실제로 이번 트레이드 발표 후 김광수는 "나를 원하는 팀이 있다는 게 다행이다. 기분도 나쁘지 않다. 새로운 팀에서 더욱 열심히 뛰겠다"고 말했다. 김광수는 올시즌 LG의 마무리 보직을 맡았지만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불펜에서 자리를 뺏긴 상태였다. 한화에서는 중간계투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심적 부담이 큰 마무리 투수가 아니라면, 지난 시즌 150㎞에 이르는 직구를 뿌리며 전천후 불펜투수로 활약했던 모습을 다시 찾을 수 있다.


유원상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2006년 당시 한화 구단 역사상 최대인 5억5000만원의 계약금을 받으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선발은 물론 불펜에서도 밀려나 만년 유망주로 남을 수 있던 상황. 하지만 이번 트레이드로 터닝포인트가 생겼다. 실제 유원상의 아버지인 유승안 경찰청 감독 역시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라고 아들을 격려했다.

중소형 트레이드도 활성화 돼야

최근 트레이드의 양상을 살펴보면 대어급 선수가 포함된 트레이드가 많았다. 특히 넥센발 트레이드 폭풍은 엄청났다. 히어로즈 시절인 2009년 말 이택근과 장원삼, 이현승이 연달아 팀을 옮겼다. 지난해에도 팀의 주축 선수였던 마일영 황재균 고원준이 유니폼을 갈아 입었다. 트레이드가 발표될 때마다 심각한 전력 불균형을 초래할 것이라는 말이 많았다. 실제로 넥센이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선수들을 살펴보면, 내보낸 선수들에 비해 이름값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트레이드는 의미가 있다. 각 팀에서 전력 외로 분류된 선수들이 이적 후 새로운 기회를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LG와 SK의 4대3 트레이드로 유니폼을 바꿔 입은 박현준, 김선규는 올시즌 LG 마운드의 핵심멤버가 됐다. 두 명 모두 재능과 잠재력을 갖고 있었지만, 마운드가 탄탄한 SK에서는 자리를 잡기 쉽지 않았다. LG가 이번 트레이드를 결심한 데에는 지난해 성공사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7월, 올스타 브레이크를 전후해서 두 차례의 트레이드가 있었다. 올시즌도 1호 트레이드가 성사된 만큼, 또다시 협상 테이블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 LG 관계자 역시 이번 트레이드 후 "상대와 카드만 맞는다면 또다른 트레이드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번 트레이드와 같은 중소형 트레이드는 선수나 팀 모두에게 긍정적인 요소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에 더욱 활성화되야만 한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유원상은 2006년 한화에 1차 지명되며 계약금 5억5000만원을 받을 정도로 기대를 모았으나, 만년 유망주에 머물렀다. 올시즌 선발과 불펜에서 모두 밀려났지만, LG에서 새로운 야구인생을 열 수 있게 됐다. 스포츠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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