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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인천 롯데전에서 5⅔이닝 1실점으로 호투한 '와일드씽' 엄정욱. 12일 LG전을 앞두고 "승리도 못했는데요. 뭐. 잘 던진건 아니에요"라고 쑥스러워했다.
그는 국내투수 중 가장 빠른 구속을 가지고 있다. 2003년 전지훈련에서 비공식적으로 161㎞를 찍었고, 실전에서 158㎞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 시즌 그는 부진했다. SK 김성근 감독은 "엄정욱의 나이(30)를 생각하면 이제 구속은 더 이상 증가하지 않을 것이다. 제구력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그동안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지난 4월15일 넥센전 등판을 제외하면 1군 경기에서 모습을 볼 수 없었다. 2군에서 절치부심했다. 그리고 선발 로테이션이 무너지며 7연패에 빠진 팀의 구원자가 됐다. 엄정욱은 "2군에 있으면서 벼랑 끝이라는 느낌이었다. 때문에 9일 롯데전에서 1구1구 팔이 빠져라 던졌다"고 했다. 김 감독은 "엄정욱을 당분간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시킬 것"이라며 흐뭇한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잠실=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