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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타석에서 3루 땅볼로 물러난 김상현은 두번째 타석에서 일을 냈다. KIA 로페즈와 LG 주키치의 호투로 팽팽하게 전개되던 4회초, 팀의 선취점을 이끈 것. 3회부터 내리기 시작한 빗방울이 점점 굵어지고 있었기 때문에 양 팀 모두 선취점이 더욱 절실했다.
김상현은 2사 2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LG 선발 주키치는 3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했지만, 안치홍을 7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볼넷으로 출루시키며 조금씩 흔들리고 있었다. 김상현은 주키치의 제구가 완벽하지 못하자 차분하게 볼을 골라냈다. 볼 3개가 들어온 뒤 한 차례 파울 타구를 날린 김상현은 1-3의 유리한 볼카운트를 맞았다. 김상현은 5구째 들어온 주키치의 139㎞짜리 직구를 차분히 받아쳐 중전 적시타를 날렸다. 2루 주자 안치홍은 여유있게 홈을 밟았다.
김상현은 지난달 29일 부산 롯데전에서 홈런을 기록한 뒤 8경기에서 홈런포를 가동하지 못했다. 개인 통산 100홈런이 의식됐을 터. 또한 최근에 무릎이 좋지 않아 2경기 연속 선발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이날 경기에서도 수비 부담 없는 지명타자로 출전했다.
김상현은 경기가 끝난 뒤 "최근 100홈런을 의식하다 보니까 욕심이 생겼던 것 같다. 하지만 최근에 2~3경기 쉬면서 감독님께서 컨디션 조절을 해준 덕분에 지명타자로 홀가분하게 경기에 나설 수 있었다"며 "100홈런을 달성했기 때문에 앞으로 편하게 경기할 수 있을 것 같다. 팀이 이겨서 더욱 기쁘다"고 말했다.
잠실=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