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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불펜, 박종훈 감독의 바람대로 살아나나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1-07-10 13:03


LG 박종훈 감독이 질책이 아닌 따뜻한 포용으로 LG 불펜진을 살려내는 모습이다. 박현준의 불펜 투입이라는 초강수를 두면서 연패를 끊어낸 6일 대전 한화전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박 감독의 모습.
김재현 기자 basser@sportschosun.com


감독의 바람대로 마음의 여유를 찾은 것일까.

LG는 9일 잠실 KIA전에서 4대3으로 승리했다. 전날 0대1의 스코어로 강우콜드 패배한 아쉬움을 털어낸 값진 승리였다. 선발 박현준은 3일 만에 마운드에 올랐음에도 6이닝 3실점하며 시즌 10승째를 올렸다. 타선에서는 조인성과 정성훈이 홈런포를 가동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박현준의 호투와 홈런 두 방에 가렸지만, 이 날 돋보였던 것은 다름 아닌 LG 불펜진이었다.

선발 박현준이 마운드를 내려간 7회초부터 LG 불펜진이 가동됐다. 한 희 이상열 김선규가 ⅔이닝씩 이어 던지며 7회와 8회를 막아냈다. 마지막 9회초에는 의외의 투수가 마운드에 올랐다. 바로 신인 임찬규였다. 실질적인 LG의 마무리 투수였던 임찬규는 지난달 17일 잠실 SK전에서 4연속 볼넷으로 자멸한 뒤 철저한 관리를 거쳤다. LG 코칭스태프는 투구 밸런스와 자신감 회복을 위해 박빙의 상황에서는 임찬규를 절대 등판시키지 않았다. 승부의 추가 기울었을 때만 등판시키면서 조금씩 구위를 끌어올리고 있었다. 임찬규는 마지막 두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LG의 승리를 확정짓는 세이브를 올렸다. 29일 만에 거둔 시즌 6세이브였다.

최근 LG 박종훈 감독은 선발 투수의 불펜 등판이라는 초강수를 꺼내들었다. 시즌 내내 "선발 투수들에게 과부하가 생긴다"며 선발 투수의 불펜 등판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던 그였기에 더욱 의외였다. 변칙 운용은 성공했다. 박현준이 6일 대전 한화전에서 3⅓이닝을 책임지며 구원승을 거뒀고, 주키치는 7일 경기서 2이닝을 퍼펙트로 막고 세이브를 올렸다.

박 감독의 승부수를 두고, 불펜진에 대한 질책성 전략이라는 말도 있었다. 선발 투수들이 대신 나서 경기를 막는 모습을 보면서 각성을 촉구했다는 것. 하지만 박 감독의 의도는 달랐다. 박 감독은 8일 잠실 KIA전을 앞두고 "이번 기회를 통해 불펜 투수들이 마음의 여유를 찾았으면 좋겠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본인들이 가장 답답하고 힘들었을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일시적인 변칙 운용을 통해 불펜 투수들의 컨디션이 올라오고, 자신감이 회복되길 기다린 것이다.

이날 등판한 불펜 투수 중 이상열 김선규 임찬규는 LG의 필승조다. 이들은 모두 박 감독의 바람대로 여유있게 공을 던졌다. 이전처럼 무기력하게 볼넷을 허용하지도 않았고, 주자가 나가도 자기 볼을 던졌다. 특히 임찬규는 세 타자 중 두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후유증에서 완전히 벗어난 모습이었다.


질책이 아닌 포용으로 불펜 투수들을 살려낸 박종훈 감독. 그의 따뜻한 리더십이 다시 한 번 LG의 상승세를 이끌 수 있을까.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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