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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의 '부상 로테이션'이 또 한번 가동중이다.
김선빈이 맡았던 2번과 유격수 자리에는 두 베테랑이 배치됐다. 부상을 털고 돌아온 김원섭이 2번에, 이현곤이 유격수 수비를 맡았다. 김선빈의 부상으로 복귀 일정을 조금 앞당겨 7일 1군에 복귀한 김원섭은 복귀 첫날 무안타로 침묵했다. 하지만 숨고르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다음날인 8일 LG전에 3타수1안타로 시동을 걸더니 9일 경기에서는 2루타와 투런 홈런을 잇달아 날리며 변함 없는 존재감을 과시했다. 시즌 초 이용규가 빠졌던 톱타자 공백을 공-수 맹활약으로 메워줬던 베테랑의 귀환.
유격수 수비도 큰 걱정이 없다. 산전수전 다 겪은 이현곤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주전 유격수로 지난 2009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던 베테랑 유격수. 그는 연일 무결점 수비로 안치홍-이범호와 함께 철벽 내야를 구축하고 있다. 다소 약점으로 지적받던 좌-우 타구 처리에 있어서도 완벽함을 뽐내고 있다. 지난 5일 넥센전에서 7회 김민우의 3루쪽으로 빠져나가는 좌전 안타성 타구를 호수비로 아웃시킨데 이어 7일 넥센전 8회에도 선두 유한준의 중전 안타성 타구를 잡아 팽이처럼 한바퀴 돈 뒤 정확한 송구로 아웃 카운트를 늘렸다. 좌-우 타구에 약하다는 편견을 불식시키는 호수비였다. 타석에서의 활약도 오롯하다. 김선빈 대신 출전한 5경기에서 멀티 히트 2차례를 비롯, 14타수6안타(0.429), 2타점 1득점. 정확한 컨택트에 주력하면서 17타석에서 삼진은 딱 한차례 뿐이었다.
수비에서의 집념은 주목할만 하다. 연일 TV 하이라이트에 등장할만한 환상적 호수비 행진이다. 지난 8일 3회말 2사후 양영동의 빗맞은 텍사스 히트성 타구를 우익수 쪽으로 전력질주해 역모션으로 잡아내자 마운드 위 윤석민은 하이파이브를 위해 후배를 기다렸다. 9일 경기에서는 LG 윤상균의 안타성 직선 타구 2개를 연이어 봉쇄했다. 3회 1루쪽으로 치우친 라인드라이브를 새처럼 날아오르며 글러브에 넣은 안치홍은 5회 무사 1루에서는 2루쪽으로 날아가는 직선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냈다. 윤상균으로선 망연자실할 노릇이었다.
KIA는 지난 8일 승리로 삼성에 반게임 차로 앞서며 단독 1위에 오른바 있다. 9일 비록 패했지만 승차 없는 2위다.
변함 없는 상승세의 비결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부상 로테이션'. 그 중심에 김선빈이란 '작은 거인'의 큰 공백을 협력해 메워주고 있는 삼각 라인이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