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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율 75.6%, 니퍼트의 절친은 역시 직구

김남형 기자

기사입력 2011-07-08 21:59


공에 주술이라도 걸고 있는 것일까. 두산 니퍼트가 8일 대구 삼성전에서 강력한 직구를 앞세워 8승째를 따냈다. 니퍼트가 경기중 공에 묻은 흙을 입김으로 불어내고 있다.
대구=김재현 기자 basser@sportschosun.com

투수의 가장 좋은 벗은 역시 직구다.

투수코치들이 얘기한다. "다른 어떤 것보다, 투수는 직구에 강점이 있어야 한다. 투수의 최고 무기는 강력한 직구다."

시속 145㎞ 이상의 공끝 좋은 포심패스트볼을 갖춘 투수는 경기를 비교적 편안하게 운용할 수 있다. 한가운데 보고 던져도 타자들이 알아서 파울 내는 경우가 많다. 손쉽게 투스트라이크까지 잡을 수 있다.

두산 니퍼트가 강력한 직구를 앞세워 8일 대구 삼성전에서 8⅔이닝 2안타 2볼넷 1실점으로 호투했다. 4회에 박한이에게 솔로홈런을 맞은 게 유일한 실점. 탈삼진 10개를 기록했는데, 올시즌 자신의 한경기 최다 기록이다. 기존 기록은 8개였다.

경기전 삼성 덕아웃

니퍼트는 앞선 LG전(1일 잠실구장)에서 9이닝 5안타 무실점으로 완봉승을 따냈다. 기세가 오른 니퍼트를, 삼성은 어떻게 대비하고 있을 지 궁금했다.

삼성 관계자에게 질문하니 "니퍼트 상대로는 무조건 하나의 직구를 노려야한다"는 답이 나왔다.

이 관계자는 "니퍼트가 직구 구위가 워낙 좋다. 직구가 좋은 투수를 상대할 때는, 역설적이지만 직구를 노려야한다. 힘있는 직구를 치지 못하면 변화구 공략이고 뭐고 다 필요없기 때문이다. 일단 직구부터 쳐야 그 다음 변화구도 노릴 수 있다."


이같은 내용이 경기전 삼성 타자들에게 전달됐을 것이다. 실제로 이날 삼성 타자들은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배트를 휘둘렀다. 니퍼트가 계속 직구를 던지고 있으니, 타자들도 응수하기 위해 힘있게 방망이를 돌린 것이다. 하지만 좀처럼 안타가 나오지 않았다. 배트도 밀렸다.

직구 비율 75.6%

경기 초반부터 니퍼트는 자신의 직구에 삼성 타자들이 밀린다는 확신을 갖게 된 것 같다. 이날 니퍼트는 총 투구수 131개 가운데 75.6%인 99개를 직구로 채웠다. 그중 68개가 스트라이크였다. 경기 중후반까지 꾸준하게 145㎞ 이상을 찍었다. 최고 스피드는 150㎞.

물론 경기 후반에는 다소 지친 기색이 있었다. 8회를 지나면서 직구 스피드가 줄었고,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하지만 8회에 삼성 대타 모상기를 룩킹 삼진으로 잡아낼 때는 146㎞짜리 직구가 낮은 코스에 절묘하게 꽂혔다.

반대로 삼성 선발 카도쿠라는 이날 변화구 제구가 잘 되는 편이었지만 직구 공끝은 강력하지 못했다. 투구수 110개 가운데 직구 비율이 49.1%였다. 6회에 거포 스타일이 아닌 두산 오재원에게 동점 솔로홈런을 허용했는데 위력없는 139㎞짜리 직구가 한가운데 높은 코스로 들어갔기 때문이었다.

방어율 1위인 니퍼트는 이날 호투로 수치가 2.41로 좋아졌다. 가장 기본이자, 투수의 벗인 구질, 니퍼트의 직구가 완승을 거둔 날이다.


대구=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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