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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승 안지만 "우찬아, 나는 너한테 뺏은 거 없다"

김남형 기자

기사입력 2011-07-08 18:47


불펜에서 뛰고 있는데 벌써 9승을 거둔 삼성 안지만은 "차우찬 승리를 내가 가로챈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사진은 지난 4월29일 한화전에서 안지만이 득점에 성공한 박석민과 함께 경례 세리머니를 하는 모습. 스포츠조선 DB

알고보면 박석민 못지 않은 개그맨, 삼성 안지만의 '항변'이다.

8일 대구구장. 훈련을 마친 불펜투수 안지만과 선발투수 차우찬이 야구공에 선배들 사인을 받느라 분주했다.

안지만은 7일 현재 다승 공동선두(9승)를 달리고 있다. 선발로 등판했던 시즌 초반에 3승을 기록했고, 그후 구원승으로만 6승을 추가했다. 안지만이 접전 경기에 투입돼 잘 던진 덕분이다. 한편으론 운도 따른 건 분명하다. 반면 차우찬은 최근 들어 승부처에서 고비를 잘 넘기지 못해 승수 쌓는 속도가 느려졌다. 6승을 기록중이다.

"선발 차우찬의 기가 불펜 안지만에게 옮겨간 것 같다"고 농담을 던졌다. 안지만은 곧바로 "우찬아! 내가 네 승리 뺏들어간 적(빼앗은 적) 있냐? 한번도 없데이"라며 웃었다.

선발투수가 승리 요건을 갖추고 내려간 뒤 불펜투수가 동점을 허용하고 나서 타선 도움으로 승리투수가 되는 경우가 있다. 뒤에 나온 투수는 승리는 땄어도 다소 민망해지는 경우다.

차우찬은 정색을 하면서 "아니, 없습니다. 한번도 없었어요. 오히려 지만이형이 제 뒤를 막아줬죠"라고 답했다. 안지만은 요즘 인터뷰 때마다 '승수 가로채기'가 없었음을 은근히 밝히고 있는데, 이날 역시 차우찬에게 미안할 게 없다는 걸 강조했다. 미리 교육이라도 받은 것처럼, 차우찬이 진지하게 답변하는 모습이 되려 웃음을 자아냈다.

안지만은 이어 "우찬이는 기가 쇠해서, 기를 받을 게 없어요"라고 또한번 농담을 했다. 차우찬도 웃으며 "저는 지금 나름대로 잘 던지고 있습니다. 그렇게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최근 삼성의 분위기를 보여주는 광경이었다. 팀이 좋은 성적을 내면서 선수단 분위기도 올들어 가장 좋다. 1군 투수중 후배라고는 정인욱밖에 없는 막내급 투수 차우찬은 계속해서 "저는 기 빠진 것 없습니다. 잘 하고 있습니다"라며 되뇌었다. 차우찬은 9일 두산전에 선발 등판한다.


대구=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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