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리즈, 주키치도 박현준처럼 불펜 등판할수 있나?

LG 박현준이 6일 대전 한화전서 4-4 동점이던 8회말 2사에서 한화 강동우에게 솔로홈런을 맞았다. 박현준이 자신도 믿기지 않다는 듯 마운드에서 허리를 숙인 채 실망스러워 하고 있다.
대전=김재현 기자 [e-mail]

LG가 연패 탈출을 위해 선발 투수인 박현준을 불펜 투수로 투입해 성공했다.

박현준은 6일 대전 한화전에서 4-4 동점이던 6회 2사 이후 등판해 경기를 끝까지 책임졌다. 3⅓이닝동안 홈런도 맞고, 실점도 했다. 하지만 9회 터진 이병규의 만루포에 힘입어 LG는 10대7로 승리했고, 박현준은 승리 투수가 됐다. 팀도 4연패에서 벗어났고, 비로 연기된 경기를 포함해 보름만에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이날 박현준의 불펜 등판은 경기전 박종훈 감독이 예고했다. 박 감독은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박현준을 투입해 뒷문을 맡기겠다"고 말했다. 마무리 투수로 활용하겠다는 뜻이었는데 정작 경기에선 동점인 상황에서 박현준을 조기투입했고, 긴 이닝을 던지게 했다. 그 만큼 급했던 것이다.

경기 후 박 감독은 또다른 카드가 있다고 말했다.

예상 가능 시나리오는 박현준 뿐만 아니라 선발 투수인 리즈와 주키치도 불펜 피칭을 하는 날 실전을 준비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이들 외국인 투수들도 이 같은 임시방편식 변칙 로테이션을 받아 들일 수 있을까.

용병은 팀이 원할 경우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두 명 모두 불펜 경험이 거의 없다. 리즈는 단 한번도 마무리 투수로 등판해 본적이 없다고 했다. 주키치 역시 지난해 미국에서 불펜으로 딱 한차례 등판했다고 말했다. 이들 모두 "팀이 필요하면 (등판)하겠다"는 마음가짐이다.

하지만 선발 투수들의 불펜 활용은 일시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LG가 이 같은 카드를 꺼내 든 것 역시 장마철로 인해 취소되는 경기가 많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정상적인 방법은 절대 아니라는 점은 박 감독도 잘 알고 있다. 박 감독은 "지금 상황에서 분위기 반전이 필요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며 "분명 한 것은 우리 불펜진이 하루 빨리 정상적으로 가동되야 한다"고 말했다.

박현준 카드도 자칫 실패가 될 뻔 했다. 박현준은 4-4 동점이던 8회 한화 강동우에게 솔로 홈런을 맞았다. 분위기는 한화 쪽으로 넘어가는 듯 했다. 다행히 역전승을 거뒀지만 만약 그대로 경기가 끝났다면 팀이 받을 충격은 어마어마했다. 리즈나 주키치가 불펜으로 등판하는 날에도 이 같은 위험요소는 늘 도사리고 있다.


대전=신창범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