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저 클레멘스, 재판 앞두고 사전 심리 열려

지난 2008년 청문회에 참석한 로저 클레멘스의 모습. 연합뉴스

위증 혐의로 기소된 로저 클레멘스의 공판을 앞두고 5일(이하 현지 시각) 미국 연방 지방 법원에서 사전 심리가 열렸다.

사전 심리에서 클레멘스 측 변호진은 "브라이언 맥나미가 클레멘스가 약물 스캔들에 휘말리기 전부터 2001년 조작된 증거로 협박할 계획을 짜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변호진은 맥나미가 2001년 강간 사건으로 수사를 받게 돼 뉴욕 양키스에서 해고될 위기에 처했고, 클레멘스를 협박하여 해고를 피하기 위해 그의 DNA가 남아있는 주사기와 거즈에 금지 약물을 넣어 증거를 조작했다고 덧붙였다. 맥나미는 당시 원정 숙소에서 일어난 강간 사건으로 수사를 받았고, 무혐의로 풀려났다.

맥나미는 클레멘스의 과거 개인 트레이너로 지난 2007년 발표된 메이저리그 금지 약물 보고서에서 자신이 클레멘스에게 스테로이드와 성장호르몬 등을 주사했다고 밝힌 바 있다. 클레멘스는 이를 강력히 부인했고, 청문회에서도 둘은 같은 주장을 반복했다. 클레멘스는 청문회 이후 위증 혐의로 기소됐다.

또한 변호진은 클레멘스가 청문회에서 내뱉었던 말의 의미가 잘못 전달됐다고 해명했다. 클레멘스의 금지 약물 복용을 증언했던 앤디 페티트에게 청문회 당시 "잘못 기억하는 것"이라고 말했으나, 사실 "잘못 들은 것"이라고 말하려 했다는 것이다.

한편, 6일부터 클레멘스의 재판에 참석할 배심원이 선발된다. 최초 변론은 다음주 초로 예정돼 있다. 클레멘스는 사전 심리 내내 아무 말 없이 앉아 있었고, 심리가 끝난 뒤에도 취재진의 질문에 입을 굳게 다물었다.


이명노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