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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미안하다 주키치"..3경기 연속 불펜이 승리 날려

신창범 기자

기사입력 2011-07-06 12:22 | 최종수정 2011-07-06 12:22


LG 선발 주키치가 5일 대전 한화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대전=김재현 기자 basser@sportschosun.com

"미안하다, 주키치."

LG가 오랜만에 외국인 선수를 잘 뽑았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리즈와 주키치 모두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며 제몫을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박종훈 감독도 "시즌중에 용병 교체라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 너무 편하다"고 말할 정도. 지난해 경우 메이저리그 출신으로 가장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 곤잘레스가 LG 유니폼을 입었지만 5월에 퇴출됐다.

올시즌을 앞두고 더 많은 기대를 걸었던 용병은 리즈였다. 그러나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주키치가 훨씬 한국 무대에 잘 적응했다. 주키치는 16경기에 선발 등판해 5승3패, 방어율 2.93을 기록중이다. 15경기에 등판, 5승7패 방어율 4.85를 기록중인 리즈보다 훨씬 팀 공헌도가 높다. 게다가 최근 3경기에선 주키치가 다 잡아 놓은 경기를 불펜진이 날려버렸다. 이들 경기를 모두 승리로 챙겼다면 주키치는 다승 경쟁을 벌이고 있었을 것이다.

주키치는 현재 LG의 실질적인 에이스다. 성적 뿐만 아니라 팀을 생각하는 마음까지 에이스다운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최근 3경기서 주키치는 무려 23⅔이닝을 던졌다. 매 경기 약 8이닝을 소화한 셈이다. 실점은 고작 3점. 자책점은 2점에 불과하다.

지난달 28일 잠실 삼성전에서 주키치는 8회까지 99개의 공을 던지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팀이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체력적인 이유로 8회까지만 던졌다. 하지만 팀은 주키치가 내려간 뒤 역전패했다. 이날 경기 후 박 감독은 주키치의 투구수를 거론하며 "좀 더 공격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일침을 가했다.

박 감독의 뜻을 알았다는 듯 주키치는 다음 등판인 5일 대전 한화전에선 8회까지 무려 123개의 공을 던지며 1-0 리드를 지킨채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그러나 불펜 투수들은 9회 동점을 허용, 또다시 그의 승리를 날려버렸다. 불펜 뿐만 아니라 팀 타선도 주키치를 도와주지 못하고 있다.

주키치에게 미안한 마음은 이 뿐만이 아니다. 최근 주키치의 아내는 출산을 위해 미국 고향집으로 돌아갔다. 출산 예정은 오는 8월. 미국 정서상 아빠들은 아내의 출산을 꼭 곁에서 지킨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아내의 출산을 앞둔 선수에겐 특별 휴가를 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키치는 아내 출산과 상관없이 팀을 지키키로 구단과 약속을 했다. 쉽지 않았지만 팀이 9년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꿈꾸고 있는 중요한 시점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내린 결정이었다.


대전=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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