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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전 취재진이 훈련이유를 묻자 김 감독은 "그걸 봤냐"라며 웃은 뒤 "시즌을 치르다보면 기본이라는 것에 소홀해질 수 있다. 기본은 반복이 필요하다"고 이유를 밝혔다. "원래 어제부터 했어야 했는데 인사이동도 있었고, 또 밤새 고민하다 보니 '이런 점이 모자라구나'라고 생각해서 지시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하지만 단순히 기본 때문만은 아니었다. "원래 (한국) 시리즈 등을 앞두고 하는 훈련인데 우리가 지금 그만큼 긴박한 상황이라는 의미"라고 밝힌 김 감독은 "선수들이 이기고자 하는 의지는 있는데 이기는 방법은 모르는 것 같다"며 일침을 놨다.
곧바로 김 감독의 '야구철학'이 이어졌다. "지난 2일 넥센전에서 패하긴 했지만 얻은 것이 많았다. 그날 사실 벤치에서는 사인이 한 번도 나가지 않았다. 선수들이 어떤 플레이를 하는지 지켜만 봤다"고 털어놓은 김 감독은 "야구는 '이어가는 스포츠'다. 그래서 '타선'이라고 하지 않나. 예를 들어 주자가 2루에 있을 때 우측으로 밀어쳐서 진루를 노리다가 우익수 플라이가 되는 것은 괜찮다. 팀전체적인 흐름을 생각하고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 잡아당겨서 좌전안타를 쳤다면 그건 팀을 생각한 것이 아니다. 이런 측면에서 선수들이 그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지 못 하고 있다"며 표정을 굳혔다. 구체적인 예도 들었다. 2일 넥센전에서 3-4로 뒤지고 있던 6회초 1사 1루 때 타석에 섰던 SK 최경철은 3구 삼진을 당했다. "사인이 안 나갔다고 하더라도 그 때는 번트를 대서 주자를 2루로 보냈어야 한다. 그 때 주자를 2루로 보낼 경우를 대비해 대타도 준비해놓고 있었다. 그런데 바로 삼진을 당하더라. 크로스게임(접전) 상황에서 그라운드 위 선수들이 벤치 사인만 기다리다가는 늦는다"는 설명이다.
"결국 방향설정을 잘못한 감독 잘못"이라며 쓸쓸한 미소를 보인 김 감독은 "없는 선수 타령은 그만하고 이제 여기서 어떻게 살아나가는가가 중요하다"며 승리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인천=노경열 기자 jkdroh@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