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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뼈아팠던 18년전 해태와의 한국시리즈

김남형 기자

기사입력 2011-07-05 11:26 | 최종수정 2011-07-05 11:26


삼성의 2002년 첫번째 한국시리즈 우승 직후 모습. 왼쪽이 박한이, 가운데는 마해영이다. 스포츠조선 DB

타이거즈를 떠올리는 삼성에게 93년 한국시리즈는 너무 아픈 무대였다.

그에 앞서 삼성은 프로 원년인 82년부터 한국시리즈에 5차례나 진출했다. 하지만 한번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그중 두차례는 해태 타이거즈에게 덜미를 잡혔다. 삼성은 그로 인해 '상처 입은 명문팀'으로 불리기도 했다.

93년, 또다시 해태와 삼성의 한국시리즈가 성사됐다. 삼성은 플레이오프에서 LG에게 3승2패를 거두고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그해에 해태는 정규시즌에서 줄곧 1위를 달리며 81승이라는 당시 한시즌 팀최다승 타이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정규시즌에서 해태는 삼성에게 7승11패로 열세였다. 그해 삼성은 프로야구 6개팀 가운데 유일하게 세자리수 팀홈런(133개)을 기록했고, 팀타율은 2할7푼1리였다. 선동열 조계현 등 10승 투수 6명을 갖춘 해태와 김성래 양준혁을 앞세운 삼성의 대결이었다.

1차전은 해태의 5대1 승리였다. 해태 선발 조계현이 7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마무리투수 선동열이 세이브를 했다. 삼성 중심타선의 양준혁 김성래 강기웅은 합계 11타수 무안타.

2차전에선 삼성이 왼손투수 김태한을 선발로 냈다. 김태한은 그 경기에서 9이닝 7안타 무실점으로 완봉승을 거뒀다. 삼성의 6대0 승리. 삼성은 그날 승리 덕분에 86년 한국시리즈 3차전 패배 이후 계속된 한국시리즈 12연패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운명의 3차전에선 양 팀이 15회 연장전 끝에 2대2 무승부를 기록했다. 당시 해태는 선발 문희수가 2⅔이닝을 1실점으로 막은 뒤 선동열이 뒤를 이어 7⅓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마지막 5이닝은 송유석이 책임졌다. 삼성 선발 박충식은 15이닝을 완투하며 181개를 던졌다.

삼성이 4차전을 8대2로 이기면서 2승1무1패를 마크했다. 선발 김상엽이 6이닝을 2실점으로 막았고, 김태한이 세이브를 올렸다. 삼성이 앞서가기 시작한 것 자체로 놀라운 일이었다.


하지만 그게 끝이었다. 삼성은 5~7차전을 내리 내주면서 시리즈 우승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당시 한국시리즈를 기억하는 삼성 출신 관계자들은 지금도 이렇게 말한다. "우승할 수 있다는 희망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시리즈 우승을 해본 해태의 기에 눌렸다. 삼성이 먼저 움츠러들지 않았다면, 첫 우승이 그때 나왔을 수도 있었을텐데…."


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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