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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뜻밖이다. 삼성은 만약 한국시리즈에 진출할 경우 KIA 타이거즈가 파트너가 되기를 원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그렇지 않다. KIA와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을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 30년 동안 쌓였던 한을 풀 기회다. 설령 우리가 이기지 못한다 하더라도 관계 없다. 삼성과 KIA가 붙는 한국시리즈 매치업은 상당한 파괴력이 있는 흥행 카드가 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그후 몇몇 선수와 코치에게도 질문했다. 20대 선수들은 "포스트시즌에서 누구와 붙든 상관 없다"고 말했다. 코치들은 "KIA와 할 수 있다면, 한국시리즈에서 한판 붙고 싶다"고 했다.
삼성은 10년 전만 해도 한국시리즈 우승에 굶주려있던 팀이다. 프로 원년 멤버로 출발했지만, 2002년 LG를 꺾고 첫 시리즈 우승을 차지하기 전까지 무려 20년간 꿈을 이루지 못했다. 85년에 전후기 통합우승을 차지했지만, 그것과 한국시리즈 우승은 의미가 다르다.
구단 관계자는 "해태(현 KIA)가 어떤 팀인가. 삼성이 최강의 멤버를 자랑하던 시절에도 해태와 붙으면 번번이 깨졌다. 삼성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대한 꿈은 2002년 이후 달성됐지만, 한국시리즈에서 해태를 꺾는 건 아직 이루지 못한 목표다"라고 말했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은 타이거즈와 세번 만나 모두 졌다. 86년, 87년, 93년이었다. 특히 86년부터 2년간은 시즌 전체 승률이 더 높았음에도 한국시리즈에선 맥을 못췄다. 타이거즈는 삼성 상대로 한국시리즈에서 합계 12승1무3패를 기록했다. 김영덕 감독이 이끌던 빙그레 이글스와 함께, 삼성은 '타이거즈 때문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놓친' 대표적인 팀으로 기억에 남았다. 해태 시절의 타이거즈는 한국시리즈에 9차례 올라 모두 패권을 차지했다.
최고 흥행 카드
타이거즈, 즉 지금의 KIA가 삼성과 한국시리즈 맞대결 직전까지 갔던 가장 최근의 기록은 2002년이다.
김응용 감독이 이끌던 삼성은 2002년 정규시즌 1위에 올랐다. 시리즈에 직행한 뒤 누가 파트너가 될 지를 여유있게 기다리고 있었다. 그해에 KIA는 준플레이오프에서 현대를 깨고 올라온 LG와 플레이오프를 치렀다.
3차전까지 2승1패로 KIA가 앞섰다. 하지만 LG가 4,5차전을 잡고 극적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김성근 감독이 지칠대로 지친 LG를 이끌고도 삼성과 6차전까지 혈투를 벌였던 바로 그 한국시리즈다.
당시 KIA가 한국시리즈에 올라갈 경우에 대비해 각 언론사에선 일찌감치 김응용 감독과 인터뷰를 하고 각종 자료를 준비하는 등 분주했다. '삼성을 좌절시켰던 김응용 감독이 삼성을 이끌고 타이거즈와 한국시리즈에서 붙는다'는 건, 당시 어마어마한 관심의 대상이었다. 물론 성사되진 않았다.
올 가을, 만약 시리즈에서 두 팀이 만난다면 1~4차전을 각자 홈에서 나눠 치른 뒤 5차전부터 잠실구장에서 붙게 된다. 어차피 포스트시즌 경기는 거의 매번 매진이다. 만약 두 팀이 붙는다면, 단순한 매진을 떠나 큰 화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아직 먼 얘기지만, 구미 당기는 매치업인 건 분명하다.
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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