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현, 부진한 용병타자 대신 1군무대 밟을까

2011.3.10/
오릭스 이승엽이 10일 오후 오릭스 홈구장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일본 프로야구 시범경기 오릭스-라쿠텐 경기에서 라쿠텐 김병현이 경기 전 동료들고 함께 가볍게 몸을 풀고 있다.
오사카(일본)=송정헌 기자 [e-mail]

라쿠텐 김병현의 1군 복귀 관건은 외국인 등록 제한에 대한 규정이다.

일본 1군의 용병 제도는 '4명 등록, 3명 동시 출전'으로 한정돼 있다. 따라서 김병현이 1군 무대에서 던지려면 현재 1군에 있는 다른 용병 하나가 엔트리에서 빠져야 한다.

라쿠텐은 4일 현재 26승3무32패로 지바 롯데에 이어 퍼시픽리그 5위에 처져 있다. 팀 방어율이 3.09로 준수하지만 올시즌부터 공인구를 교체한 이후 전반적인 투고타저 현상으로 인해 리그 4위에 불과하다.

일단 김병현 1군 승격의 최대 장애물은 현재 라쿠텐의 마무리 투수를 맡고 있는 스파이어의 몸상태에 달려 있다.

2m가 넘는 장신의 우완 투수 스파이어는 4일 현재 21경기에 출전, 20⅓이닝을 소화하며 1승2패 8세이브 2홀드를 기록중이다. 방어율이 4.87로 썩 믿음직한 마무리 투수는 아니다. 문제는 스파이어가 라쿠텐이 주력 용병으로 영입한 투수라는 사실이다. 일단 기회를 충분히 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오히려 부진한 타자 쪽에서 의외의 빈 자리가 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라쿠텐의 두 타자 용병은 현재 만족할 만한 성적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루이스는 1할9푼6리의 타율에 5홈런, 14타점에 그치고 있다. 또 다른 용병 타자 가르시아 역시 2할3리의 타율에 2홈런, 6타점으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둘 다 아슬아슬하다. 두 용병 타자의 부진이 계속될 경우 라쿠텐으로선 타자 용병 대신 김병현을 1군에 올려 마운드를 강화하는 단안을 내릴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김병현은 스파이어 앞에 나오는 셋업맨으로 일단 뛰다가 스파이어가 부진할 경우 마무리로 전환되는 시나리오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김병현은 급할 것이 없다는 태도다. 다른 용병들의 상태보다는 부상 재발 없이 역량을 꾸준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스스로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는 말 속에 이같은 자신감이 감춰져 있다.

시점이 문제일 뿐 김병현의 1군 복귀는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상황. 일본 현지에서 전해온 것처럼 오늘 당장이라도 가능한 몸상태다. 1군 마운드에 서는 김병현의 모습을 볼 날이 머지 않았다. 오직 벤치의 결단만이 남았다.
정현석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