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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펜에 중심을 잡아줄 투수가 한 명 필요한데…."
오승환과 같은 강력한 마무리 투수가 한 명 있다면 LG는 정규 시즌 우승 뿐만 아니라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넘볼 수 있는 전력이다.
방법은 정말 없는 것일까.
먼저 뛰어난 구위를 가진 선발 투수를 마무리로 이동시키는 방안이 있다. 이는 몇년 전부터 나왔던 이야기다. 당시에는 봉중근이었다. 지금 상황에서는 리즈가 대안이 될 수 있다. 리즈는 160㎞의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 제구가 불안한 것이 문제지만, 변화구가 단조로운 리즈에게는 마무리가 오히려 적합할 수도 있다. 하지만 리즈를 이동시켰을 때에는 선발 로테이션이 무너질 수 밖에 없다.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트레이드다. 하위권 팀에서 뛰는 수준급 불펜 투수와의 트레이드는 지난해부터 계속 나왔던 이야기다. 특히 넥센 마무리 손승락 같은 경우에는 LG 뿐만 아니라 많은 팀들이 군침을 흘리고 있는 투수. 트레이드가 성사되기 위해서는 상대가 원하는 카드가 필요하다.
성공적인 트레이드로 평가받는 지난해 SK와 LG의 트레이드를 보자. SK는 구멍난 전력을 메우기 위해 즉시 전력감인 베테랑 선수들을 받았고, LG는 미래를 위해 유망주를 받았다. 결국 SK는 지난해 우승을 거뒀고, LG는 박현준과 김선규 윤상균를 얻어 올시즌 재미를 보고 있다.
LG로서는 지난해 트레이드를 다시 한 번 생각해야 한다. 지난해와 반대로 이번에는 LG가 유망주들을 내줄 각오가 돼 있어야 한다. 최근 LG와 트레이드 카드를 맞추고 있는 팀들은 모두 LG의 거포 유망주들을 원한다. 하지만 LG는 이들을 쉽사리 내놓지 못하고 있다. KIA로 이적해 성공한 이용규 김상현처럼 혹시 타팀에서 잠재력을 폭발시킬까 두려운 것이다.
LG의 야수진은 두텁다. 젊은 선수들에게 치열한 1군 무대에서 계속 기회를 주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올시즌은 4강 싸움을 하고 있기에 더욱 그렇다. 데리고만 있는 게 능사는 아니다. 필요한 전력을 보강하기 위해선 내 살을 도려내는 고통도 참아내야 한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