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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이보다 흥미로운 매치가 있을까.
공교로운 시점에서 만났다. 사자와 비룡이 살벌한 분위기 속에서 만났다. '너를 넘어야 내가 사는' 한마디로 외나무 다리 혈투다.
이제 입장이 180도 바뀌었다. 그동안 삼성이 무서운 추격자였다. 이번에는 SK가 칼을 갈고 반격을 시도하고 있다. 무대는 5일부터 인천문학구장에서 열리는 두 팀의 3연전이다.
잘한 삼성, 더 못한 SK
현재 객관적인 전력만 놓고 따지면 삼성이 우세다. 투타의 조화가 KIA와 함께 가장 좋다. 특히 투수력은 무시무시하다. 안정적인 선발 로테이션과 함께 중간계투진은 10점 만점에 10점이다.
타력도 괜찮다. 최형우와 박석민이 중심타선을 든든히 잡아주고 있고, 퇴출된 용병 가코 대신 투입된 모상기도 신데렐라 시즌을 보여줄 기세다.
반면 SK는 악순환이다. 타선의 약점을 강력한 투수력으로 메워왔다. 하지만 김광현의 공백으로 인한 선발 로테이션의 붕괴로 투수력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삼성과는 반대로 투수력의 약화가 타선에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다시 투수력의 부담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10경기 삼성은 6승4패, SK는 3승7패. 삼성은 꾸준히 제 페이스를 지키고 있다. 반면 SK는 최악이다.
심리적 우위는 아무도 모른다.
삼성 류중일 감독이 최근 가장 경계하는 것은 방심이다. 하지만 이런 여유로움이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칠 지는 알 수 없다. 삼성이 가장 경계하는 SK와의 맞대결이기 때문이다. 이번 3연전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은 삼성 선수단도 잘 알고 있다. 때문에 상승세의 여유로움은 오히려 전투력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도 많다.
SK 선수단은 한마디로 가슴 속에 칼을 갈고 있다. 목동 넥센전이 우천취소된 3일 SK 김성근 감독은 이례적으로 휴식을 지시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주전급 선수들은 인천문학구장으로 이동, 훈련에 매진했다. 그동안 많은 고비를 넘긴 SK지만, 지금은 한마디로 벼랑 끝에 선 상황이다. 이런 분위기를 볼 때 SK의 심리적인 우위가 더욱 커 보인다.
3연전의 성패는 1차전 5회까지.
3연전 1차전은 매우 중요하다. SK는 시즌 첫 5연패를 당했다. 사실 에이스 김광현의 2군행과 안방마님 박경완의 부재로 SK의 전력은 많이 떨어져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침체된 분위기의 고리를 빨리 끊지 않으면 계속 고전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삼성을 만나 1차전에서 패하면 그 분위기가 3연전 내내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SK의 1차전 선발은 게리 글로버. 가장 믿을 수 있는 선발이다. 삼성은 윤성환이 선발이다. 2년 전 다승왕(14승)을 차지한 만만치 않은 선발(올 시즌 6승4패)이지만 올 시즌 기복이 좀 있다. 그러나 SK가 최근 표출하고 있는 고질적인 포수 약점을 삼성이 공략, 초반에 기세를 제압한다면 승부는 알 수 없다. 삼성이 강한 중간계투진을 앞세워 1차전을 잡는다면, SK로서는 재앙이다.
'야신'과 '야통'의 운명은 1차전 5회까지가 핵심이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