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운차린 두산 불펜, 신구좌우 조화 으뜸

두산은 노경은 김강률 이혜천 이현승 등 불펜투수들이 최근 안정세를 보임에 따라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조선 DB

두산은 전통적으로 불펜이 강한 팀이다. 황태환 윤석환 진필중 정재훈 이용찬 등 구원 타이틀(2003년 이후 세이브 타이틀)만 해도 7차례나 가져갔다. 최근에는 이재우 고창성 임태훈 정재훈 등 강력한 중간계투를 앞세워 불펜 야구의 진수를 보여줬다. 그러나 올시즌에는 주축 불펜투수들이 대거 빠지면서 마운드 운용에 어려움이 커졌다. 4점대 팀방어율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불안했던 두산 불펜진이 최근 기운을 차리고 있다. 지난달 21일 부산 롯데전부터 2일 잠실 LG전까지 5연승을 달리는 동안 불펜 방어율 2.40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불펜 방어율 2점대를 마크한 팀은 두산과 삼성(2.63) 넥센(2.70) 뿐이다. 특히 마무리 오승환 등 강력한 불펜을 구축한 삼성보다 안정적인 불펜 운용을 했다는게 고무적이다.

뚜렷한 색깔이 있다. 두산은 필승조가 따로 편성된 것은 아니지만, 노경은 김강률의 오른손 '신진파'와 이혜천 이현승의 왼손 '베테랑파'의 조화가 돋보인다. 5연승 동안 이들 4명은 합계 9이닝 2안타 2실점을 기록했다. 특히 노경은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3경기서 6⅔이닝을 던졌고, 1안타 7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한 피칭을 선보였다. 현재 두산 불펜 가운데 가장 신뢰를 받고 있는 투수다. 김강률은 지난달 28일 목동 넥센전서 9회 2사 2루서 정재훈을 구원 등판해 한 타자를 잡고 생애 첫 세이브를 올렸다.

김광수 감독대행은 "노경은과 김강률이 올시즌 확실히 좋아졌다. 현재 우리팀에서 마무리를 할 수 있는 투수들"이라고 칭찬을 하면서도 "하지만 박빙의 상황에서 더욱 많은 경기를 던져 경험을 쌓아야 한다. 그러다 보면 한 단계 올라서는 시점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선발 요원으로 기대를 받았던 이혜천과 이현승은 시즌 시작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불펜으로 보직을 바꿨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두 선수에 대한 믿음은 크지 않았다. 제구력과 구위 모두 기대이하였다. 하지만 최근 이들에 대한 코칭스태프의 시선이 달라졌다. 김 대행은 "혜천이도 마무리로 쓸 수 있을 정도로 좋아졌다. 이현승도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붙박이 마무리 정재훈이 돌아올 때까지 두산은 이들을 중심으로 불펜 운용을 할 계획이다.
노재형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