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한화 장성호의 능청연기, 후배 이용규를 감쪽같이 속이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1-07-03 18:46


한화의 '스나이퍼' 장성호는 날카로운 타격솜씨 못지 않게 오리발 연기도 일품이었다. 장성호(왼쪽)가 KIA와의 경기를 치르기 위해 팀동료 최진행과 장비를 챙겨든 채 광주구장 원정 더그아웃으로 이동하며 담소를 나누는 모습. 광주=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한화 장성호의 천연덕스러운 연기가 물이 올랐다. 오달수나 성지루 등 충무로 명품 조연들도 울고 갈 정도라고나 할까. 타격감 회복을 위해 KIA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후배 이용규의 방망이를 몰래 몸에 문질러 기운을 빼았아 오더니, 자신은 전혀 그런 적이 없다고 오리발을 떡 하니 내민다. 그 능청스러움에 항의하러 갔던 이용규는 본전도 못찾고 말았다. 3일 광주구장에서 벌어진 에피소드다.

한화와의 경기를 앞두고 타격연습을 하던 이용규, 한화 선수단이 원정팀 더그아웃에 도착하자 장성호에게 뚜벅뚜벅 걸어간다.

이용규 :(다소 원망스러운 표정으로) 형, 어제 제 배트 가져다가 몸에 문지르셨다면서요? 어제 안타 못 친거 다 형 때문이에요.

장성호 :(천연덕스럽게) 무슨 소리냐? 나 그런 적 없는데? 정말 안 문질렀어.

이용규 : (미심쩍다는 듯) 정말 안 문지르셨어요? 기사도 났던데요?

장성호 : (슬쩍 미소를 지으며) 아, 그건 말야. 요즘 내 기사가 안나오길래 그냥 그렇게 했다고 둘러댄거라니까.

이용규 : 아, 그래요? 알았어요. 다음에 혹시라도 제 배트 문지르시면 안돼요.

장성호 : 그럼, 당연하지. 앞으로도 그런 일은 없을 거야.


순진한(?) 이용규를 감쪽같이 속여넘긴 장성호, 잠시 후 취재진에게 진실을 털어놓으며 껄껄 웃는다.

장성호 : 재작년에 LG 박용택이 한 3할7푼쯤 칠 때였어요. 나는 한참 안되던 때라 기운 좀 받으려고 용택이 배트를 몸에 문질렀더니 효과 만점인 거에요. 그날 내가 3안타인가 치고, 용택이는 4타수 무안타였거든요. 어제도 그걸 했더니 나는 3안타 치고, 용규는 5타수 무안타였더라고요. (씩 웃으며)사실 미안했는데, 일단 시치미를 뚝 뗐죠. 그걸 진짜 믿을 줄이야. 어쨌든 용규에게 받은 기운이 한 일주일은 갈거 같네요. 흐흐흐~

전문 연기자처럼 능수능란한 오리발 연기, '스나이퍼' 장성호의 또 다른 장기였다.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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