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런데 이들이 돌아오는 대신 누가 빠지느냐가 진짜 고민이었다. "채태인이 돌아오면 1루수가 너무 많다. 그렇다고 채태인을 지명타자로 활용할 경우 상대 선발이 좌완이냐 우완이냐에 따라 모상기와 번갈아 나가게 돼 둘 다 반쪽 선수가 된다"고 설명한 류 감독은 "그렇다고 강봉규가 오면 외야에 지금 잘 하고 있는 배영섭과 또 겹친다. 둘 중 한명은 선발로 못 나가는 것"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거기서 끝이 아니다. 포지션 경쟁을 시키기 전에 누구를 내려보내야 하는가부터 문제다. 삼성은 현재 조영훈, 모상기, 손주인 등 백업멤버들이 1군에서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다. 주전들의 부상에도 불구하고 5월말부터 피치를 올려 1위에 오른 것 역시 이들의 활약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주전이 완전히 회복됐다고 특별히 나쁜 곳 하나 없는 백업멤버들을 빼기도 곤란한 것이다.
류 감독이 이렇게 말하자 덕아웃에서는 순간 웃음이 터졌다. 다른 팀 감독이 들었다면 정말 부러워할 고민이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고 시즌 중반 1위에 오른 삼성의 저력은 바로 이런 전력의 두터움 때문은 아닐까.
잠실=노경열 기자 jkdroh@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