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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상황을 모두 고려하고 있었다."
그런데 모상기의 등장 상황이 참 재미있다. 1사 2, 3루 상황서 타석에 4번 최형우가 들어서자 LG는 고의4구 후 5번 모상기와의 대결을 선택한 것이다. 뛰어난 장타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아직 1군 무대에 완전히 적응하지 못 했고 정교함도 떨어지는 모상기와의 대결을 선택한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한편 모상기 입장에서는 자존심이 상할 수도, 엄청난 부담감이 느껴지는 순간이었을 것이다.
29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모상기는 "전혀 긴장하지는 않았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긴장은 하지 않았지만 최악의 상황을 모두 고려하고 타석에 섰다. 삼진을 당할 수도 있고 내야 땅볼로 병살이 되서 경기가 그대로 끝나는 생각까지 했다"는 모상기는 "그런 최악의 상황을 만들어줄 코스를 전부 염두에 두고 기다렸던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됐다. 볼카운트 2-1으로 불리했지만 침착할 수 있었고 마침 높은 실투가 들어와서 쳤다"며 담담하게 말했다. 비록 경험이 일천한 모상기지만 이런 침착함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간과한 것이 LG의 패인이었다.
노경열 기자 jkdroh@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