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장맛비 최대 수확은 '에이스' 박현준 휴식

LG가 장맛비로 무려 6일간의 휴식을 취했다. 이 기간 중에 가장 큰 소득은 '에이스' 박현준이 충분히 쉬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렸다는 점이다. 스포츠조선 DB

LG가 무려 6일을 쉬었다. 올스타 브레이크(4일)보다 더 긴 기간이다.

지난 화요일(21일) 잠실 넥센전 이후 장맛비로 경기가 모두 취소됐다. 오는 화요일(28일) 잠실 삼성전을 정상대로 치를 경우 6일 휴식뒤에 갖는 경기가 된다. LG 입장에선 꿀맛같은 휴식이었다. 타선엔 부상자가 많았고, 투수들 역시 피로가 누적돼 있었다. 8개 구단 중 가장 많이 쉬면서 전력을 추스릴 수 있는 시간을 가진 것이다.

무엇보다 베스트 멤버가 아닐때 지난 주말 1위 SK와의 원정 3연전을 모두 피했다는 점도 LG 입장에선 플러스 요인.

박종훈 감독은 "선수들의 실전 감각이 떨어지지 않았을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면서도 "그래도 휴식을 취한 게 전력 유지에 큰 도움이 됐다"고 인정했다.

그렇다면 이번 장마 기간 가장 큰 수확은 무엇일까.

박 감독은 '에이스' 박현준의 휴식을 꼽았다. 그는 "언론에서도 박현준의 휴식을 많이 권하지 않았나. 시즌에 비해 힘이 떨어져 나 역시 로테이션에서 한번 정도 빼서 휴식을 주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자연스럽게 휴식을 취하게 됐다"며 "체력적으로 많이 도움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시즌 LG가 상위권에서 선전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박현준이다. 외국인 투수 두 명은 말그대로 '용병'인만큼 '너무나도 당연한' 자신들의 역할을 해 주고 있다. 하지만 박현준에겐 지금과 같은 활약을 기대하지 않았다. '토종 에이스' 봉중근의 부상 이탈로 생긴 빈자리를 채웠을 뿐만 아니라 다승 선두를 달리며 팀을 이끌었다. 시즌 성적은 8승5패.

하지만 1군 풀타임 첫 해인 박현준에게도 슬럼프는 찾아왔다. 시즌 초반 사이드암투수임에도 불구하고 시속 150km에 이르는 강속구를 던졌다. 게다가 홈플레이트에서 뚝 떨어지는 포크볼이 위력적이었다. 그러나 6월들어 볼 스피드가 떨어지면서 전반적인 구위가 떨어진 게 사실이었다.

특히 최근 5경기에서 1승4패. '승리 보증수표'였던 박현준이 흔들리면서 팀도 흔들렸다.

부진의 가장 큰 이유로 체력적인 부분이 지적됐다. 하지만 치열한 상위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팀 사정상 박현준에게 휴식을 줄 처지가 아니었다. 다행히 이번 장맛비로 경기가 취소되면서 박현준은 어깨를 충전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

박 감독은 "삼성과의 주중 3연전에 주키치와 리즈가 1,2차전에 선발로 나간다. 3차전 박현준 투입은 상황을 좀 더 지켜 본 뒤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싱싱한 어깨를 회복한 박현준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의도다. LG는 삼성과의 주중 경기 이후 주말엔 '서울 라이벌' 두산과의 3연전이 기다리고 있다. 따라서 박 감독은 삼성과의 1,2차전 결과에 따라 올인을 할 것인지, 아니면 두산전을 대비할 것인지를 결정할 계획이다.


신창범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