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크? vs 고의사구?" SK-KIA, 일촉즉발 신경전

전준엽 기자 [e-mail]

허상욱 기자 [e-mail]

SK와 KIA가 23일 광주 경기에서 팽팽한 신경전을 펼쳤다.

시발은 KIA 선발 트레비스의 투구폼에 대한 SK 벤치의 지적이었다.

SK 김성근 감독은 1회초 1사 1,3루 정상호 타석에서 1루주자 견제 동작을 문제 삼아 주심에게 잠시 항의했다. 김 감독은 직접 견제 모션의 문제점을 직접 시연해 보이기도 했다.

3회에도 또 한번 항의가 있었다. 무사 1루에서 최 정 타석 때 볼카운트 0-1에서 트레비스는 세트포지션에서 큰 숨을 한번 쉬고 피칭을 했다. SK 이광길 3루 코치가 세트포지션에서 어깨가 들썩거리면서 이중동작이 이뤄졌다며 보크를 주장했다. 곧바로 김성근 감독이 덕아웃에서 나와 약 3분간 격하게 항의했다. 마운드의 트레비스 쪽으로 몇걸음 걸어나가기도 했다. KIA 벤치에서는 이강철 투수코치가 세트 포지션을 취해 숨을 들이쉬는 동작을 취하면서 투구 과정에서 자연스러운 행위임을 동료 코치들에게 설명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심판진은 "보크는 심판이 지적하는 것이며 어필 사항이 아니다"라며 SK 김성근 감독의 어필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트레비스는 3회 어필 이후 최 정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다. 이호준의 희생번트로 1사 2,3루.

정상호는 2-0의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트레비스의 몸쪽 공이 들어오자 피하지 않고 사구로 출루했다. 왼쪽 팔꿈치 보호대를 맞았다. SK측 두번의 항의에 잔뜩 예민해진 트레비스는 주심에게 "정상호가 고의로 팔을 들이밀어서 맞았다"고 어필했다. 트레비스는 1루에 걸어나가는 정상호에게도 한마디를 했다.

트레비스는 1사 만루에서 곧바로 박진만에게 텍사스성 안타로 2점째를 내줬다. 박정권을 병살처리하고 이닝을 마친 트레비스는 2루를 돌아 덕아웃으로 향하는 정상호를 향해 또 다시 불만을 표시하며 마운드를 내려왔다.

벤치에서 이 모습을 본 SK 정근우가 "왜 우리 선수에게 자꾸 뭐라고 하느냐"며 흥분했고 양 쪽 벤치에는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흘렀다. 경기가 과열 조짐을 보이자 심판진은 양 팀 벤치에 주의를 주고 자제를 요청했다. 구름이 잔뜩끼고 강한 바람이 부는 스산한 날씨 속에 양 팀 선수단이 한껏 예민해진 날이었다.


광주=정현석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