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우, "이대호선배, 아우라가 느껴졌다"

넥센 김대우. 허상욱 기자 [e-mail]

"주위에서 물어보더라구요. 그래서 정말 (이대호 선배가)대단했다고 했죠."

정말 즐거운 모양이다. 전화통화 내내 웃음이 가시질 않는다. 마운드에 서는 것, 그 자체가 재미있단다.

넥센의 '신기한' 신인 김대우(23). 손이 땅에 닿을 듯한 정통 언더핸드스로 폼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얼마전 '상대해보고 싶은 타자'로 롯데 이대호를 꼽았었다.

그리고 18,19일 이틀동안 연속 대결을 펼쳤다. 결과는 1루수 땅볼과 3루수 땅볼. 외형적으로는 완승이었다. 하지만 "아우라가 느껴지더라. 솔직히 던질 곳이 없었다"며 웃었다.

"결과적으로는 이긴 것 아니냐"고 물었다. "아니다. 승부를 했다는 것이 신기하고 영광이다"라는 게 김대우의 답이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승부해보고 싶은 타자가 많다"며 "이대호 선배같은 강타자를 만나면 더 마음이 편하다. 맞아도 본전 아니냐"며 다시 웃었다. "항상 마운드에서는 재미있게 즐기려고 한다"던 평소 마인드가 그대로 묻어있는 모습이었다.

그럼 언제까지 재미있고, 즐거울까. 사실 아직은 프로의 본격적인 '뜨거운 맛'을 보지 못했다. 이에 대해 김대우는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즐기자'라고 마음속으로 외치는 건 처음이나 지금이 똑같다. 물론 앞으로 맞을 일이 많을 것이다. 그럴수록 더 즐기려고 할 것"이라고 했다.

기록상으로는 조금씩 '맞고'있다. 데뷔 첫 무대였던 4일과 5일 한화전에서는 2⅔이닝 동안 7탈삼진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었다. 현재까지 8경기 10이닝 동안 5안타, 4사구 9개에 3실점이다. 삼진은 10개를 잡았다. 이 점에 대해서는 "타자들이 공에 익숙해졌다기 보다는 내 스스로 무너졌다. 욕심이 생기면서 몸에 힘이 들어가 볼넷을 많이 내줬다. 볼카운트가 몰리기도 했고"라며 또 웃었다. "이번주부터는 욕심을 버리겠다"고도 했다.

인터뷰 내내 김대우는 웃었다. 지금 프로에서 뛰는 것, 이대호와의 승부, 앞으로 또다른 강타자를 만난다는 것 모두가 그에게는 즐거움이다.
신보순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