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박종훈 감독, "임찬규 내가 바꾸지 말자고 했다"

17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LG와 SK의 경기에서 LG가 9회 5실점하며 다 이긴 경기를 6대4로 역전 당했다. 9회 역전을 당한 LG 박종훈 감독이 침통한 표정으로 경기를 바라보고 있다.
잠실=송정헌 기자 [e-mail] 2011.6.17

LG 박종훈 감독이 17일 경기 패배를 자기 탓으로 돌렸다.

박 감독은 19일 잠실 SK전을 앞두고 덕아웃에서 17일 경기 투수 운용에 대해 입을 열었다. LG는 17일 잠실 SK전에서 4-1로 앞서던 9회초 2사 이후 임찬규의 볼넷 4개와 바뀐 투수 이대환의 볼넷 1개로 5연속 볼넷을 허용하며 4대6으로 역전패당했다. 임찬규는 2사 이후 갑작스러운 난조를 보이며 쉽게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했다.

박 감독은 "사실 최계훈 투수코치는 임찬규를 바꾸자고 했다. 하지만 내가 바꾸지 말고 놔두자고 했다"고 당시 상황에 대해 말했다. 곧이어 "내 입장에서 보면 찬규가 무너지면 끝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저기서 내리면 자신감을 잃어버리지 않을까 싶어서 반대했다"고 덧붙였다.

박 감독은 경기가 종료된 뒤에야 뒤늦게 자신이 판단이 잘못됐음을 느꼈다. "내가 빨리 (찬규를) 내렸다면 찬규가 짧게 고민하고 말았을 텐데, 결과적으로 더 고민하게 된 꼴이 됐다"며 "나는 정신적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투수코치는 밸런스 문제로 본 것 같다. 투수코치들이 그만큼 투수를 관리하는데 깊이가 있다"고 자책했다.

박 감독은 "어차피 결과가 나쁘면 실패고, 결과가 좋으면 성공이다. 생각대로만 되지 않는 것이 야구"라며 대화를 마무리했다.


이명노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