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박종훈 감독, "박 윤 분석 좀 해주세요"

17일 잠실구장에서는 이색적인 부자 상봉이 있었다. 주인공은 바로 LG 박종훈 감독과 그의 아들인 SK 내야수 박 윤이다.

LG의 타격훈련이 한창 진행되던 중 경기장에 막 도착한 박 윤이 LG 덕아웃에 모습을 드러냈다. 박 윤이 어색하게 인사를 건네자 박 감독은 "TV에서 봤다. 잘 하고 있더라"며 격려한 뒤 따뜻하게 아들을 안아줬다. 박 윤은 "오늘 잘 하겠습니다"라고 답한 뒤 서둘러 덕아웃을 떠났다.

짧고 어색한 부자 상봉이 끝난 뒤, 취재진이 아들과 TV에서 만나는 사이냐고 묻자 박 감독은 말 없이 미소지었다. 그리고 덕아웃에 함께 있던 양상문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에게 "박 윤 분석 좀 해주세요"라며 농담을 건넸다.

박 감독은 앞으로 대를 이어 야구하는 선수가 많아질 것이라 예상했다. 박 감독은 "사실 윤이가 어렸을 때는 야구장에 잘 오지 않았다. 초등학교 4학년 때 갑자기 야구하겠다고 말하더라. 당시 아들에게 야구를 시키는 동료도 흔하지 않았다"며 "이제 야구를 다루는 매체도 많아지고, 야구에 대한 관심도 늘었기 때문에 부자 선수가 더 많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박 윤은 이날 선발 라인업에 들지 못했다. SK 김성근 감독은 경기 전 덕아웃에서 "박 윤을 냈을 때 박종훈 감독의 얼굴이 어떤지 (중계카메라로) 계속 비춰야 한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박 감독이 아들의 전력분석을 양상문 해설위원에게 부탁했다는 소식을 전하자 김 감독은 "자기 현역 때 장단점이랑 똑같은데 뭐"라며 "박 감독 현역 때 모습이랑 상체만 통통통 움직이는 것까지 똑같다"고 말했다.


이명노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