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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최희섭이 광주구장 기자실을 긴장 국면으로 몰아넣었다.
최희섭은 17일 광주 삼성전에서 사이클링히트의 가능성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날 KIA 타선이 고르게 폭발한 덕분에 최희섭은 5회까지 타격 기회를 무려 네차례나 얻었다.
'홈런 빠진 사이클링히트'는 '3루타 빠진 사이클링히트'에 비하면 가능성이 훨씬 높다. 보통의 경우, 타자가 마지막 타석에서 3루타가 필요할 경우 기자실은 평온하다. 3루타는 홈런보다 어렵기 때문이다.
반면 이날 최희섭은 이미 첫 타석에서 3루타를 쳤다. 홈런을 추가하는 건 얼마든지 기대해볼 수 있었다. 두타석 정도 더 돌아올 수 있는 분위기였다. 게다가 파워히터인 최희섭이 한 코스를 노리고 들어간다면 담장을 넘길 능력은 충분하다.
최희섭이 7회에 다섯번째 타석에 섰다. 모두가 숨죽이고 지켜봤다. 대기타석의 나지완이 최희섭을 향해 사이클링히트를 응원했다. 하지만 최희섭은 2루 땅볼에 그쳤다.
최희섭은 8회에 또한번 타석이 돌아왔다. 이번에도 3루 땅볼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두번 모두 삼성 투수 이우선과 상대했는데, 이우선으로선 좋은 공을 줄 수 있는 상황이 당연히 아니었다.
야구에 만약이란 없지만, 최희섭이 홈런을 쳤다면 프로야구 통산 15호째 사이클링히트가 됐을 것이다. 해태 시절을 포함해 타이거즈는 아직 사이클링히트 기록이 없다.
어쨌거나 3안타 3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최희섭은 경기후 "기록을 의식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욕심을 부려 좋은 결과를 못 냈다. 투수들이 좋은 공을 주지 않을 것으로 예상은 했는데 내가 욕심을 냈다. 벤치에서 동료선수들이 꼭 홈런 치라고 한 게 부담이 된 것도 같다. 오늘 안타를 많이 쳤지만, 한경기로 페이스가 올라왔다고 보긴 어렵다. 팀이 이겨 기쁘다. 팀승리가 최우선이다"라고 말했다.
광주=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