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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선두다툼을 벌이고 있는 올 시즌 페넌트레이스.
60경기 안팎을 치른 16일 현재 SK와 삼성이 '2강'이다. 1위 SK와 2위 삼성은 단 0.5게임 차. 반면 지난 주까지 선두 SK를 위협했던 KIA와 LG는 주춤했다.
역시 투수력이다
최근 삼성의 막강한 타격이 화제다. 6월동안 팀 타율은 무려 3할2푼2리다. 최근 6연승의 원동력이다.
그러나 역시 좋은 투수진이 전력의 근간이다. 5월31일까지 팀타율은 2할4푼4리, 리그 7위였다. 하지만 5월31일에도 팀순위는 25승2무20패, 3위였다. 즉 탄탄한 투수진, 특히 막강한 중간계투진을 앞세워 경기력의 기복을 최소화하는 게 삼성의 최대강점이자 전력의 핵심이다. 어찌보면 선동열 전 삼성감독을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자진사퇴시키면서' 신임 류중일 감독에게 '공격야구'를 주문한 삼성 수뇌부의 일련의 행동은 이해할 수 없다. 물론 투수와 타격이 모두 좋으면 그보다 좋은 일이 없지만 프로에서서 이같은 말은 현실이 아닌 '공허한 이상'에 불과하다. 삼성 타자들의 능력을 과소평가하는 것은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삼성은 투수력의 팀이다. SK를 위협할 수준의 2위로 치고 올라온 것도 6월들어 반짝이는 타격이 아닌 꾸준한 투수력때문이다. 삼성의 6월 방어율은 3.66, 리그 2위.
SK 역시 탄탄한 투수력이 꾸준히 선두를 지키고 있는 요인이다. 6월 초 두산과 KIA의 6연전동안 1승5패로 부진하며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 당시 1할7푼대의 팀타력도 문제였지만, 승부를 가른 것은 중간계투의 핵심인 정우람의 투입 타이밍이었다. 당시 정우람의 손톱이 깨져 SK 김성근 감독은 적절한 투입타이밍을 놓쳤고, 결국 승부를 결정짓는 적시타를 맞고 패하는 경우가 많았다.
호구가 필요하다
확실히 선두권에 다가서기 위해서는 속칭 '호구'가 필요하다. 삼성은 두산과 넥센의 킬러다. 삼성은 두산에 8승1무2패로 절대강세를 보이고 있다. 넥센에게도 7승2패다.
SK 역시 마찬가지다. 한화에 8승1패, 넥센에 7승2패다. 불안하면서도 안정적인 선두 유지의 요인이다.
즉 두 팀의 절대적인 전력은 강하지 않다. 하지만 투수력을 바탕으로 경기기복을 최소화함으로써 상대적으로 자신에게 약점을 보이는 팀들과의 맞대결에서 절대우위를 보인다는 의미다. 때문에 천적관계를 어떻게 이어가느냐가 두 팀의 선두경쟁에 주요한 변수다.
인연에 약하다
두 팀의 전적을 자세히 살펴보면 특이한 점이 있다. 삼성은 한화에 3승6패로 열세다. SK는 KIA에 3승5패로 유일하게 상대전적에서 뒤져 있다.
'야왕'이라 불리는 한화 한대화 감독은 2003년부터 2009년 9월 한화 감독으로 부임하게 직전까지 타격코치와 수석코치로 삼성의 유니폼을 입었다. 한마디로 친정팀이다.
KIA 조범현 감독 역시 2002년 11월 SK에서 첫 사령탑 생활을 시작했다. 2006년까지 4년동안 지휘봉을 잡았다.
물론 특이한 공통점 뒤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내포돼 있다. 한 감독은 삼성의 핵심인 젊은 선수들에게 대해 친하다. 그리고 그들의 장, 단점은 물론 버릇까지 파악하고 있다. 삼성 박석민과는 격의없는 농담을 주고 받는 유명한 관계. 때문에 확실히 삼성에 대한 대응전략이 좀 더 효과적일 수밖에 없다.
KIA는 절대적인 전력 자체가 강하다. 특히 선발진이 탄탄하다. KIA가 SK에게 거둔 5승 중 4승이 선발승이다. KIA는 SK와 삼성이 형성하고 있는 2강에 위협을 가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존재이기도 하다. 거꾸로 SK와 삼성으로서는 선두로 치고 나서기 위해서는 '인연을 끊는 것'이 필요하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