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된 SK 선발 로테이션 여름철 반격 기틀

SK 김광현. 스포츠조선DB

비온 뒤 땅이 굳었다.

아직 SK의 선두수성은 위기다. 11일 현재 LG와는 승차없이 승률에 앞서 1위를 달리고 있다. 4위 삼성에게도 1.5게임 차로 뒤지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조금 다르다. 2주 전까지 SK는 좋지 않았다. 타격 뿐만 아니라 선발 로테이션이 흔들렸다. 김광현과 송은범이 돌아왔지만, 결국 승리하지 못했다. 믿을만한 투수가 게리 글로버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SK 특유의 플레이가 나오고 있다. 그 중심은 굳건히 재건되고 있는 선발진에 있다. 김광현은 확실히 제 페이스를 찾고 있다. 6월 들어 두 게임에 1승1패. 1일 두산전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한데 이어 7일 넥센전에서 6⅔이닝 1실점으로 에이스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송은범도 한 자리를 꿰차고 있다. 3일 KIA전에서 6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11일 두산전에서 5이닝 무실점한 고효준도 있다.

선발진이 조금씩 제자리를 갖추고 있는 모습이다. 굳건한 글로버는 믿을 만하다. 인상적인 부분은 나머지 네 선발 투수다. 올 시즌 절반이 지나지 않았지만, 네 선수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김광현과 송은범은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고효준 역시 들쭉날쭉한 투구로 고생을 많이 했다. 그리고 짐 매그레인은 140km이 넘지 못하는 직구로 퇴출위기까지 갔었다.

하지만 네 선수 모두 최근 점차 제자리를 찾고 있다. 선발투수가 제자리를 찾으면서 급격히 흔들렸던 SK의 중간계투진도 안정감을 되찾고 있다.

투수력의 강화는 SK에게 많은 안정감을 가져다줬다. 시즌 전 SK 김성근 감독은 "그동안 시즌 초반에 승부를 걸었다면, 올 시즌은 여름철이 승부처"라고 했다.

올 시즌 SK를 견제한 많은 팀들은 비시즌동안 강훈련을 소화했다. 그러나 여름철 체력관리의 노하우는 SK를 따라갈 수 없다. 지난 시즌까지 수없이 했던 특투와 특타를 자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선발진이 불안하면 이런 전략은 통용될 수 없다. 이미 많은 위기를 겪었던 SK 선발진이 다시 재건되고 있다. 그 깊이는 시즌 초반보다 업그레이드됐다. 류동혁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