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공, 왜 홈런이 잘 나올까

거포 이대호의 호쾌한 타격모습. 높은 코스의 공은 이대호같은 홈런타자에게 절대 금물이다. 부산=허상욱 기자 [e-mail]

7일 넥센전에서 SK 김광현은 1실점했다. 3회 김민우에게 솔로홈런을 맞았다. 유일한 실점이었다.

홈런맞은 공의 코스는 높았다. '높으면 위험하다'는 사실이 새삼 떠오르는 대목이다. 그러면 왜 높은 공은 장타확률이 높을까.

우선 타자의 매커니즘을 보자. 공이 투수의 공을 떠나는 순간부터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 1초도 안되는 시간속에 판단하고, 방망이를 휘두른다.

이 때 아무래도 눈과 가까운 쪽에는 반응이 빠르다. 높은 공은 눈에 가깝다. 낮은 공보다 몸쪽에도 좀 더 붙는다. 따라서 낮은 공보다 조금이라도 더 빨리 반응할 수 있다.

다음으로 스윙을 보자. 몸에서 멀리 떨어진 공을 때리기 바쁘다. 낮은 코스가 그래서 치기 어렵다. 반면 높으면 몸에 좀 더 가깝기 때문에 배트 컨트롤이 쉽다. 자기 스윙을 할 수 있다.

즉, 빠르게 제 스윙을 할 수 있는 공이 높은 코스다. 이런 이유로 장타가 나올 확률도 높아진다. 특히 몸쪽 높은 공이 위험하다.

반대로 낮은 공은 맞힌 뒤 끌고 나와야 한다. 이 때 허리와 하체의 회전이 제대로 동반돼야 타구가 힘을 받는다. 매카니즘상, 높은 공보다 훨씬 치기가 힘들다.

다른 한편으론, 높은 공은 대부분 실투다. 끝까지 볼을 채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면 볼끝이 살아나지 않는다.

투수에게 높은 공은 금물이다. 의도하지 않은 높은 공은, 장타를 감수해야 한다.
신보순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