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릭스 오카다 감독이 박찬호(38)를 버린 게 아니었다.
오카다 감독은 최근 오릭스 중계를 맡고 있는 일본 현지 'Y-tv' 아키 오자와 캐스터와의 식사 자리에서 박찬호의 활용도에 대해 언급했다.
박찬호는 현재 2군에서 생활한다. 지난달 30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전날인 29일 주니치전 부진이 이유였다. 2군으로 내려간 과정이 좋지 않았다. 이후 팀이 6연승으로 퍼시픽리그 꼴찌에서 4위로 뛰어올랐다. 자칫 박찬호가 잊혀지는 분위기로 흘러가는 듯 했다.
하지만 오릭스 코칭스태프가 박찬호에게 걸고 있는 기대는 여전하다는 게 확인됐다. 오카다 감독은 박찬호가 투구폼에 대한 불안감을 갖고 있음을 지적했다. 특히 앞서 여러차례 보크 판정을 받았던 세트 포지션에서의 투구 동작을 교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찬호를 대신해서 1군에 올라온 투수들이 잘해주고 있는만큼 충분한 시간을 주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다.
오카다 감독은 올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을 욕심내고 있다. 시즌 초반 리그 최하위까지 추락했지만 현재는 3위 세이부를 턱밑까지 쫓아왔다. 리그 3위까지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다. 오카다 감독은 "포스트시즌에 나가기 위해선 여름 레이스가 중요하다"며 "그때 박찬호가 역할을 해줘야한다"고 베테랑 투수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말했다.
한편 오카다 감독은 박찬호를 비롯해 1군 주축 선수들의 잦은 2군행과 관련해 선수들에게 자극을 주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오카다 감독은 7일 고베에서 열린 훈련장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개막 때부터 계속 1군에 남아 있는 선수가 누가 있는가. 대부분 2군을 경험했다"며 "모리야마 마코토나 T-오카다 정도를 빼고 주장인 고토 미쓰다카도 2군으로 갔다. 자극을 주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한 것으로 8일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그는 또 "결과의 세계 아닌가. 박찬호가 1승 5패, 기사누키 1승 4패, 2명만으로도 -7이다. 중요한 것은 결과"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박찬호의 2군행은 한 선수에게 국한된 게 아닌 팀 승리를 위한 오카다 감독의 팀 운영 방식임이 드러난 셈이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