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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2년 간 0승, LG 심수창을 바라보는 안타까운 시선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1-06-06 14:17 | 최종수정 2011-06-06 14:17


심수창은 지난 2년여간 승리를 추가하지 못했다. 3일 부산 롯데전에서 5회말 롯데 황재균에게 역전 투런포를 맞은 뒤 아쉬워하고 있는 심수창의 모습.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어느새 2년이다. 지독히도 승운이 따르지 않는다.

LG 심수창의 마지막 승리는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지난 2009년 6월 14일 잠실 SK전에서 승리를 거둔 이후 지금까지의 기록은 14패 1홀드다.

지난해에는 3선발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시즌 초반부터 부진하면서 대부분의 시간을 2군에서 보냈다. 올시즌 개막 당시에는 4선발이었다. 하지만 봉중근의 1군 복귀와 5선발 김광삼에 밀려 5경기 만에 2군으로 내려갔다. 본인 스스로 주어진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선발로 5회를 채운 경기는 4월12일 잠실 삼성전이 유일했다.

봉중근의 부상 이탈로 다시 선발 기회를 잡은 심수창은 절치부심한 듯 호투를 선보였다. 지난달 28일 목동 넥센전에서는 6이닝 무실점으로 승리를 눈 앞에 뒀다. 하지만 3-1로 앞서 있던 9회말 신예 임찬규가 넥센 강귀태에게 동점 홈런을 허용하며 또다시 승리가 날아갔다. 덕아웃에서 허탈하게 웃는 그의 모습만이 중계카메라에 잡혔다.

경기가 끝난 뒤 임찬규는 심수창에게 "죄송하다"는 말밖에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심수창은 "너라도 승리를 챙겼으니 괜찮다. 신경쓰지 마라"고 답했다. LG 박종훈 감독은 경기 후 "강귀태의 배트에 공이 맞는 순간, '아 이거 어쩌지'싶었다"며 "수창이가 잘 던졌고 결과도 좋았는데 안타깝다. 빨리 1승을 올려야 될텐데…"라고 말했다.

심수창은 3일 롯데전에서도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잘 던졌으나 롯데 손아섭과 황재균에게 맞은 홈런 2방이 아쉬웠다. 기록은 5이닝 4실점. 박 감독은 이날도 "수창이가 초반에 잘 던져준 게 승리의 디딤돌이 됐다"고 칭찬을 잊지 않았다.

사실 박 감독 외에도 선수단 모두가 심수창에 대한 안쓰러운 마음을 갖고 있었다. 이미 LG 선수단에는 심수창이 등판하는 경기만큼은 이기자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 이쯤되면 개인의 힘으로 연패를 끊어내기 힘들기 때문이다. 원정 숙소에서 심수창과 한 방을 쓰는 외야수 정의윤은 "이러다 수창이형 우울증 걸리겠다"며 "빨리 승리를 만들어주고 싶다"고 굳은 결의를 보이기도 했다.


정작 심수창 본인은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 심수창은 "(연패에 대해) 신경쓰지 않으려 노력한다"며 "초조했지만 지금은 괜찮다"고 말했다. 박종훈 감독은 "동료들이 부담을 안 갖게끔 본인이 더 노력해야 할 것"이라면서 "수창이가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심수창을 격려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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