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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위기의 SK, 추락의 이유는?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1-06-05 21:54


5일 열린 프로야구 SK와 KIA의 경기는 KIA의 2대1 승리로 끝났다. KIA전을 3연패 당한 SK 김성근 감독이 침울한 표정으로 앉아 있다.

문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SK의 위기, 결국은 현실로 나타났다.

최근 몇 년간 한국 프로야구를 지배하던 SK가 흔들리고 있다. 시즌을 앞두고 스프링캠프에서 SK 김성근 감독이 "최악의 전력"이라고 했던 말이 더 이상 빈말로 들리지 않는다. SK는 3일~5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치른 KIA와의 3연전에서 한 판도 따내지 못했다. 3연전을 모두 내준 건 올 시즌 처음이자, 지난해 8월17일~19일 인천 롯데전 이후 약 1년 만의 일. 도대체 SK에 어떤 일이 벌어진 걸까.

침묵하는 방망이, 백약이 무효였다

김 감독은 지난 3일 인천 KIA전을 앞두고 "정상적인 SK의 모습이 아니다"고 말했다. 특히, 김 감독은 타자들의 부진에 대해 깊은 고민을 나타냈다. 이런 감독의 고민은 기록에서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4월 한 달간 2할9푼3리의 득점권 타율을 기록했던 SK는 5월 들어 득점권 타율이 2할2푼8리로 뚝 떨어졌다. 특히 5월 중순 이후 타선의 클러치 능력은 급격히 떨어져 5월15일 이후 지난 4일 KIA전까지 16경기에서의 득점권 타율은 1할7푼7리로 8개 구단 중 최하위였다.

때문에 김 감독은 다양한 방법으로 난국 타개를 시도했다. 선수들의 훈련 시간을 오전 10시30분으로 앞당겨 분발을 촉구하기도 했고, 매 경기 타순을 바꿔보기도 했다. KIA와의 주말 3연전에서 SK는 한 번도 같은 타순을 내놓은 적이 없다. 특히 5일 경기에서는 박정권을 2004년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톱타자로 내보기도 했다. 그러나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SK는 이날 3개의 안타밖에 뽑아내지 못하면서 1득점에 그쳤다.

최강의 불펜? 옛날 이야기다

2007년 김 감독 부임 이후 SK야구의 상징처럼 자리잡은 것이 바로 '벌떼 마운드'다. '여왕벌' 정대현을 중심에 두고 조웅천(은퇴)과 이승호(20번) 정우람 고효준 전병두 등 좌우, 언더핸드스로, 사이드암스로 등 다양한 형태의 투수들을 경기 중반 이후 대량 투입해 경기를 마무리하는 것이 SK의 필승 패턴이었다.

그런데 이 패턴이 올해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5월19일~6월5일까지 14경기에서 5승9패로 부진했는데, 9패 중 역전패가 5차례나 됐다. 원인은 근본적으로는 선발진의 붕괴에 있다. SK는 올해 김광현과 송은범 이승호(37번) 등 선발진이 나란히 2군행을 경험했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던 전병두도 현재 2군에 있다. 때문에 외국인 선수 글로버와 매그레인을 제외하고는 처음 구상한 로테이션이 정상적으로 운용되지 않았다. 이같은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김 감독은 고효준을 선발로 전환하는 등의 비책을 내놨으나 결과적으로는 '선발진 조기 강판→불펜진의 무리한 운용→총체적 투수력의 저하'의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말았다.

김 감독 부임 이후 SK는 가장 큰 위기를 만났다. 끝을 알수 없다는 점에서 위기의 농도는 더욱 진하게 느껴진다. 인천=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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