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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리라이트)관중과 언쟁벌인 KIA 이종범, "모든 야구팬께 사과드립니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1-06-05 19:08


프로야구 현역 최고령 선수인 KIA 이종범이 5일 인천 SK전을 앞두고 전날 수비도중 한 남성 관객과 언쟁을 벌인 일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스포츠조선 DB

"안 해야할 행동을 했습니다. 모든 야구 팬께 사과드립니다."

프로야구 현역 최고령이자 KIA의 정신적 지주라고 할 수 있는 이종범(41)이 깊이 고개를 숙였다. 한 순간의 흥분을 이기지 못하고 야구 팬을 향해 격앙된 행동을 한 것에 대한 사과였다.

이종범은 5일 인천 SK전을 앞두고 전날 행동에 대한 사과의 뜻을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전날 SK전에서 6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이종범은 3-2로 앞서던 9회말 수비 때 SK 선두타자 박정권의 펜스 직격 타구를 수비하던 중 개봉하지 않은 맥주캔이 머리 뒤쪽에서 날아오자 관중과 언쟁을 벌였다. 맥주캔은 훨씬 멀리서 날아왔지만, 관중석 쪽으로 돌아선 이종범은 펜스 바로 뒤쪽의 한 남성 관객과 말싸움을 벌이게 됐다. 안전에 위협을 느낀 이종범과 이 남성이 같이 흥분하면서 분위기는 험악해졌다. 결국 글러브를 던질 듯한 동작을 했던 이종범은 다행히 팀 동료 이용규와 심판진의 만류로 언쟁을 끝냈다.

그러나 이 장면이 TV 중계화면에 잡히면서 야구팬은 실망감을 표시했고, 한국야구위원회(KBO)도 소속팀 KIA를 통해 이종범에게 경고를 했다. 이종범은 공식 사과를 통해 "예전에 비해 최근의 야구수준이 많이 높아지면서 좀처럼 나오지 않던 상황이 발생하다보니 당황하고, 흥분했다"면서 "순간적으로 뒤로 돌아 눈이 마주친 관중에게 그러지 말라는 눈빛을 보냈는데 실랑이로 번졌다. 그러다보니 안 해야할 행동을 하게 돼 그 분께 죄송스럽다. 더불어 이 자리를 통해 모든 야구팬에게 사과하면서 앞으로 더 좋은 플레이로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특히 이종범은 "최고참으로서 물의를 일으켰다. 후배들에게 경기에 앞서 '내 잘못이니 너희들은 앞으로 그러지 말라'고 당부했다"며 현역 최고령으로서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한편, 이종범은 "팬들도 너무 심각하게 승패에 집착하지 마시고, 조금 더 즐기려는 마음으로 야구장에 와 줬으면 좋겠다. 물건 등을 던져 선수가 맞으면 정말 크게 다칠 위험이 있다"며 팬들에 대한 부탁의 말을 전했다.

이처럼 공식사과를 하고 난 이종범은 몇 시간 후 "야구장에서 더 열심히 하겠다"던 말을 행동으로 옮겨 KIA 팬들을 열광케 했다. 이종범은 이날 0-1로 뒤진 7회 1사후 SK 고효준으로부터 귀중한 동점 좌월 솔로포를 뽑아내며 전날 시즌 1호포에 이어 이틀 연속 홈런을 날렸다. 이종범이 두 경기 연속 홈런을 친 것은 2004년 9월8일~9일 청주 한화전 이후 약 7년 만이다. 인천=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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