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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해야할 행동을 했습니다. 모든 야구 팬께 사과드립니다."
프로야구 현역 최고령이자 KIA의 정신적 지주라고 할 수 있는 이종범(41)이 깊이 고개를 숙였다. 한 순간의 흥분을 이기지 못하고 야구 팬을 향해 격앙된 행동을 한 것에 대한 사과였다.
그러나 이 장면이 TV 중계화면에 잡히면서 야구팬은 실망감을 표시했고, 한국야구위원회(KBO)도 소속팀 KIA를 통해 이종범에게 경고를 했다. 이종범은 공식 사과를 통해 "예전에 비해 최근의 야구수준이 많이 높아지면서 좀처럼 나오지 않던 상황이 발생하다보니 당황하고, 흥분했다"면서 "순간적으로 뒤로 돌아 눈이 마주친 관중에게 그러지 말라는 눈빛을 보냈는데 실랑이로 번졌다. 그러다보니 안 해야할 행동을 하게 돼 그 분께 죄송스럽다. 더불어 이 자리를 통해 모든 야구팬에게 사과하면서 앞으로 더 좋은 플레이로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특히 이종범은 "최고참으로서 물의를 일으켰다. 후배들에게 경기에 앞서 '내 잘못이니 너희들은 앞으로 그러지 말라'고 당부했다"며 현역 최고령으로서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한편, 이종범은 "팬들도 너무 심각하게 승패에 집착하지 마시고, 조금 더 즐기려는 마음으로 야구장에 와 줬으면 좋겠다. 물건 등을 던져 선수가 맞으면 정말 크게 다칠 위험이 있다"며 팬들에 대한 부탁의 말을 전했다.
이처럼 공식사과를 하고 난 이종범은 몇 시간 후 "야구장에서 더 열심히 하겠다"던 말을 행동으로 옮겨 KIA 팬들을 열광케 했다. 이종범은 이날 0-1로 뒤진 7회 1사후 SK 고효준으로부터 귀중한 동점 좌월 솔로포를 뽑아내며 전날 시즌 1호포에 이어 이틀 연속 홈런을 날렸다. 이종범이 두 경기 연속 홈런을 친 것은 2004년 9월8일~9일 청주 한화전 이후 약 7년 만이다. 인천=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