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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바롯데 김태균의 시즌 첫홈런에 일본언론이 집중하고 있다. 무너져가던 팀을 살린 '4번타자다운 한 방'이라는 평가다. 스포츠닛폰, 산케이스포츠 등 일본언론은 5일 오전 인터넷판을 통해 '김태균의 첫홈런이 최하위 추락위기의 팀을 구했다'는 주제로 인터뷰 내용을 게재했다. 재미있는 점은 이 인터뷰에서 김태균이 올시즌 들어 처음으로 "홈런을 노렸다"는 말을 한 것이다.
상당히 이례적인 발언이다. 김태균은 올시즌 시작전부터 "홈런을 의식하지 않겠다"고 일부러 말해왔다. 지난 시즌 홈런을 의식하다보니 타격폼이 커졌고 밸런스가 무너지는 결과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일단 정확하게 맞히는데 집중하다보면 홈런은 저절로 나올 것"이라고 말한 김태균은 "홈런보다는 팀승리를 가져올 수 있는 타점에 집중하겠다"는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만을 달랐다. 1, 2루에 주자가 나가있기는 했지만 이미 2사 상황이라 4번타자인 자신이 끝내야만 했다. 지바롯데는 교류전 들어 타선이 부진에 빠지며 최악의 성적을 거두고 있던 상황. 마음을 다잡은 김태균은 상대투수 야마구치의 포크볼이 밋밋하게 한가운데로 몰리자 그대로 밀어쳐 우중간 담장을 넘겨버렸다.
기술적인 부분도 좋아졌다. "약간 스윙타이밍이 늦은 것 같았지만 타구가 잘 올라갔다"고 설명한 김태균은 "지금까지 타격포인트를 너무 앞에 둬서 변화구에 헛스윙을 하고 있었다"며 상체가 앞으로 몰리는 버릇을 수정했다는 설명도 했다. 선구안이 좋은 김태균이 최고의 컨디션일 때는 몸 중심을 유지하며 공을 끝까지 보고 마지막에 타격을 한다. 이런 경우 우측으로 밀어친 타구가 많이 나오는데 이날 홈런이 딱 그런 타구였던 셈이다.
니시무라 감독 역시 만족감을 드러냈다. 전날 김태균이 복귀전에서 1안타를 기록하긴 했지만 주자가 있을 때 범타로 물러난 것에 대해 "어중간한 타격은 안 했으면 좋겠다. 4번이니까 헛스윙 삼진이라도 괜찮지 않은가"라며 자신감 있는 타격을 요구했던 니시무라 감독은 홈런으로 팀이 승리하자 "잘 쳤다. 이렇게 (홈런으로) 3점을 얻을 수 있으면 내일부터 다른 야구를 할 수 있다"고 극찬했다. 김태균을 2군으로 보냈던 오른 손목 통증은 아직 90% 정도만 회복된 상태다. 일본언론은 '손목이 아직 완전치 않지만 감독의 요구에 그 오른손으로 타구를 밀어냈다'며 박수를 보냈다. 지바롯데 4번타자 김태균이 모처럼 일본야구의 중심에 섰다.
노경열 기자 jkdroh@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