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흔의 솔직한 고백 "변명은 필요없다. 부진은 실력 때문"

롯데 홍성흔이 3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경기에서 1회말 2사 주자 1루 문성현을 상대로 우중간에 떨어지는 1타점 2루타를 치고 환호하는 관중에 답례하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 [e-mail]

"실력 때문이라 생각하고 더 노력해야죠."

롯데 홍성흔이 올시즌 좀처럼 깨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2할7푼2리의 타율에 홈런은 단 1개 뿐. 롯데 이적 후 2년 간 보여준 화끈한 타자로서의 모습이 온 데 간 데 없어졌다. 팀 내에서 타격 경쟁구도를 그렸던 이대호는 올시즌에도 변함없는 활약을 이어가고 있지만 홍성흔은 그렇지 못해 더욱 대조적인 모습이다.

부진에 대한 본인의 생각은 어떨까. 홍성흔은 "결국 실력이 없기 때문이다. A급 타자로 평가 받으려면 기복 없이 꾸준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이대호를 보라. 올해도 잘 치는 것 보면 그가 왜 A급 타자인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솔직하게 얘기했다. 이어 "지난 2년은 운이었다고 생각하며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라고 담담히 얘기했다. 현재 자신의 상태는 "평범한 것 보다 좀 더 못하다"라는 말도 덧붙였다.

일단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기술적인 문제는 오른팔에 있었다. 김무관 타격 코치는 "오른손 타자의 경우, 스윙을 할 때 오른팔에 힘이 들어가면 안된다. 타구가 방망이에 맞는 순간 왼팔에 힘이 자연스럽게 실리고 오른팔은 받쳐주는 역할을 해야 좋은 타구가 나온다"고 설명하며 "현재 성흔이의 타격자세를 보면 공을 더 강하게 치기 위해 자기도 모르게 오른팔에 힘을 준다. 때문에 밸런스가 흐트러지며 유격수 방면 땅볼이 많이 나오는 것"이라고 했다. 홍성흔 본인 역시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 홍성흔은 "타석에서 오른팔에 힘을 빼야지 하면서도 자꾸 힘이 들어간다"고 얘기했다.

하지만 걱정만 하는 홍성흔이 아니다. 팬들에게 더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신의 타격자세를 비디오로 분석하고 경기 후 따로 타격 훈련을 한다. 홍성흔은 "매경기 출전하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땅볼을 치더라도 1루까지 전력질주를 하며 마음을 다잡는다"고 했다. 정신적으로는 전혀 흐트러지지 않은 그의 모습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해봐도 좋지 않을까.


부산=김 용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