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시네마] "아파도 타석에 가서 쓰러져라"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1-06-02 18:53:46


롯데와 넥센의 주중 3연전 마지막날 경기가 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렸다. 경기 전 롯데 양승호 감독이 그라운드에 나와 펑고배트를 이용해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2일 부산 롯데-넥센전을 앞두고 찾은 롯데 덕아웃. 롯데 양승호 감독이 의자에 앉지 않고 계속 서서 인터뷰에 응했다. 최근 생긴 극심한 허리통증 때문이었다. 그러던 중 지난달 29일 광주 KIA전 4회초에 갑자기 강민호가 교체된 장면의 얘기가 나왔다.

양 감독 : 문책성 교체다, 번트를 대려고 강민호를 교체했다는 등의 얘기가 많더라. 그런데 누가 지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가장 잘치고 있는 강민호를 빼겠나. 사실은 강민호가 갑자기 허리에 통증을 느껴 자기 타순이 돌아와서야 도저히 못나가겠다고 하더라. 감독 입장에서 얼마나 황당했겠나.

때마침 강민호가 취재진 옆을 지나갔다. 누군가 강민호에게 허리 상태는 좋아졌냐고 물었다.

이병훈 해설위원 : 지금 누구 앞에서 허리 얘기를 꺼내나. 감독님은 지금 앉아 계시지도 못하는데.

순간 덕아웃에 큰 웃음이 터졌다. 그 순간 이 위원이 강민호에게 덧붙인 말이 더욱 걸작이었다.

이 위원 : 강민호. 다음부터는 아파도 덕아웃에서 아프다고 하지 말고 타석까지 걸어가서 "악" 하고 쓰러지란 말야. 그래야 감독님이 욕을 안먹지.

쑥스러워 고개를 들지 못하는 강민호였다.


부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