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내부 FA에는 다소 소극적이었지만, 연봉 인상으로 확실한 동기부여를 줬다.
두산 베어스가 10개 구단 중 가장 빨리 2025년도 연봉 계약을 마쳤다. 두산은 13일 연봉 계약 주요 결과를 발표했다.
올 시즌 KBO 신인상을 비롯해 각종 신인상을 전부 휩쓴 고졸 1년차 신인 투수 김택연은 기존 최저 연봉 3000만원에서 내년 1억4000만원을 받는다. 1억1000만원 올랐고, 인상률 366.7%를 기록했다. 이는 역대 고졸 2년차 최고 연봉 타이 기록(종전 KT 소형준)이고, 베어스 프랜차이즈 역대 최다 인상율 신기록이다. 2017년 김재환이 연봉 5000만원에서 2억원으로 상승했을때 기록한 300%를 가뿐히 넘겼다.
최고 인상률은 김택연이었지만, 최고 인상액은 '다승왕' 곽빈이다. 곽빈은 올해 연봉 2억1000만원에서 1억7000만원(81%) 오른 3억8000만원에 사인했다. 기존 연봉이 2억원을 넘긴 고액에 해당하기 때문에 인상율 자체는 높지 않지만, 비FA로 3억8000만원은 초특급 대우다. 곽빈은 올 시즌 원태인과 함께 공동 다승왕에 등극한 팀의 대표 투수다.
예비 FA인 내야수 강승호도 확실히 올랐다. 다음 시즌 FA를 앞둔 강승호는 팀내 비FA 고과 1위를 차지했다. 기존 연봉 2억5500만원에서 1억1500만원(45.1%) 인상된 3억7000만원에 사인했다.
백업에서 주전으로, 신인에서 1군 주전급 선수로 성장한 선수들에게도 인상 요인이 확실했다. 줄줄이 억대 연봉 대열에 올랐다. 필승조로 활약한 투수 이병헌은 기존 연봉 3600만원에서 1억3000만원으로 점프했다. 9400만원 올랐고, 인상율이 261.1%에 달한다. 김택연과 거의 준하는 수준의 연봉을 받게 되면서 올 시즌 활약에 대한 보상을 받았다.
또 올 시즌 도루왕을 차지한 조수행은 9500만원에서 2억원으로 1억500만원, 110.5% 인상됐고, 양의지를 이을 포수로 존재감을 드러낸 김기연은 4000만원에서 1억1000만원으로 7000만원(175%) 급상승했다.
이유찬 역시 8500만원에서 1억500만원으로 생애 첫 억대 연봉자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안정감을 되찾은 투수 이영하는 1억원에서 1억8000만원으로 80% 인상됐고, 불펜 요원 최지강도 3400만원에서 9500만원으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이번 비시즌 두산은 내부 FA였던 허경민과 김강률이 각각 KT, LG로 이적했다. 계약 제안을 안한 것은 아니었지만 아주 적극적으로 잔류 설득에 나서는 모양새는 아니었다. 다만 내부 육성과 동기부여를 택했다. 좋은 활약을 펼친 20대 젊은 선수들의 연봉을 대폭 상승하면서 이승엽 감독 체제 3년차를 맞는 다음 시즌에 대한 승부수를 띄웠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