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아·빈곤 퇴치 연합 출범 합의…룰라 "굶주림은 정치적 산물"
'트럼프 보호무역 견제' 다자무역 강조 선언문 도출 여부 주목
회원국 정상 대부분 참석…"글로벌 부유세, 원론적 의견 제시 그칠 듯"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제19차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18∼19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현대미술관에 마련된 특별 행사장에서 막을 올리고 이틀간의 일정을 시작했다.
의장국인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을 비롯해 윤석열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 등 G20 정상이 대부분 참석했다.
내년 G20 회의를 개최하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과 세계 정상 중 유일하게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과 만난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도 자리했다.
러시아에서는 불참 의사를 밝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대신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회의장에 임석했다.
이번 G20 정상회의 공식 주제는 '정의로운 세계와 지속 가능한 지구 구축'이다.
G20 회원국은 정상회의 준비 작업을 총괄하는 셰르파 회의를 통해 사회적 포용, 기아와 빈곤 퇴치, 기후 위기 대응과 에너지 전환 등에 대한 협의를 마무리하고 정상 선언문 초안을 완성했다고 브라질 정부는 밝혔다.
최종 조율 중인 이 선언문에는 유엔을 비롯한 글로벌 거버넌스 기관 현대화 및 개혁, 우크라이나 전쟁 및 중동 갈등 등에 대한 이견 극복을 위한 노력 의지도 포함됐는데, 그 최종 문안은 다소 포괄적인 표현으로 합의될 수 있다고 현지 매체 G1은 보도했다.
룰라 대통령은 "오늘날 전 세계에서 경험하는 굶주림과 빈곤은 정치적 결정의 산물"이라며 "기아와 빈곤을 몰아내기 위한 글로벌 동맹은 우리의 가장 큰 유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룰라 대통령은 그러면서 "G20 회원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기아·빈곤 퇴치 연합 출범에 합의했다"며, 이 이니셔티브에 81개국·26개 국제 기구·9개 국제 금융 기관이 참여한다고 부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백악관 복귀를 앞두고 교착 상태에 빠진 지구 온난화 및 환경 이슈와 관련, 선진국들이 연간 1조 달러(1천400조원 상당) 이상의 신규 재원을 마련해 지원하는 방안에 대한 의견도 교환할 예정이다.
지난해 뉴델리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는 재생 에너지원을 3배로 늘리자는 데 합의했으나, 화석 연료 사용을 언제까지 어떤 방식으로 대체하거나 중단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명시적으로 언급하지 못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리우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룰라 대통령과 만나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80%를 차지하는 G20 회원국이 리더십을 보여줄 것"을 촉구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전 세계 초고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글로벌 부유세 아이디어 역시 이번 G20 회의에서는 원론적인 수준의 의견 제시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부유세는 고액 자산가가 조세회피처를 이용해 세금을 적게 내는 데 대응하기 위해 고안된 과세 정책으로, 룰라 대통령이 가장 적극적으로 필요성을 설파하고 있지만 미국과 아르헨티나의 강한 저항에 직면해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재집권을 계기로 보호무역주의가 부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G20 정상들은 지난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마찬가지로 다자무역 질서를 강조하는 내용의 문구를 선언문에 담을 수 있다고 현지 일간 폴랴지상파울루는 전했다.
내년 1월 퇴임하는 바이든 미 대통령은 주요국 정상과 '작별' 메시지를 나누고, '트럼프 귀환' 전 국제사회에서의 존재감 강화에 나선 시 중국 주석은 아르헨티나 대통령 등 양자 회담을 이어갈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멕시코, 남아공, 인도네시아 등 국가 정상들과 별도 회담을 추진한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G20은 2008년 세계 금융 위기를 계기로 주요국 간 공조·협력의 필요성 제기에 따라 창설됐다. 그해 11월 미국 워싱턴에서 1차 정상회의가 개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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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