왈츠 국가안보보좌관 지명자, 5월 공저 통해 동맹역할 확대 강조
동맹 중시하되, 동맹에 더 큰 책임 맡김으로써 美부담 경감 주장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외교·안보 브레인 역할을 할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지명자가 공동저자로 참여한 저서에서 한국과 같은 동맹국들의 역할 확대와, 그것을 위한 '터프한' 협상을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왈츠 지명자는 친트럼프 성향 싱크탱크인 미국우선주의연구소(AFPI)가 5월 발간한 정책집 '미국 국가안보에 대한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접근'의 제2장인 '미국 우선주의와 미군의 활용'에서 이 같은 주장을 편 것으로 16일(현지시간) 파악됐다.
우선 왈츠 지명자는 21세기 들어 미국 젊은이 수천명의 희생과 막대한 재정 투입을 감수하고도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한 아프가니스탄전쟁과 이라크전쟁을 비판적으로 고찰했다.
그는 이어 "우리 군은 우리 본토를 지키고, 우리 경제에 중요한 공급망 보호하고, 우리 삶의 방식에 재앙적 타격으로 귀결되는 사이버·우주 무기와 같은 비대칭 위협에 대항하고, 우리를 이길 역량을 개발하고 있는 (중국·러시아와 같은) 동급 경쟁자들을 억지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왈츠 지명자는 그러면서 "이처럼 집중된 군사력 적용은 우리의 동맹들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동맹국들이 그들 자신의 방식으로 기여한다면 동맹국들은 미국에 부과된 전략적 부담을 극적으로 줄여줄 수 있다"고 적었다.
그는 이어 "특히 아시아와 중동에서 국가들(동맹국들)은 미국과는 다른 방식으로 힘을 투사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왈츠 지명자는 일본의 직전 기시다 후미오 정권이 국방예산을 대폭 증액한 사실을 소개하면서 "우리는 (다른 나라와) 친구도, 동맹도 될 수 있지만 집단적 방어를 위한 부담 공유에 대해 터프한 대화를 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미국은 국방 예산을 퇴색시키는 우리의 국가 부채에 대한 이자를 떠안은 채 홀로 갈 수 있는 여력이 더 이상 없다"고 부연했다.
왈츠 지명자의 이 같은 주장을 종합하면 일각에서 트럼프 2기 출범과 관련해 우려하는 '동맹 경시' 쪽보다는 동맹을 중시하되, 동맹이 맡을 역할을 강화함으로써 미국의 부담은 줄이자는 쪽에 가까워 보인다.
즉, 인도·태평양 지역의 경우 중국과 북한 등에 대한 견제와 관련한 역할과 비용을 한국과 일본, 필리핀 등 역내 동맹국이 지금보다 더 크게 감당할 것을 요구해야 한다는 의중이 투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부담 공유에 대한 터프한 대화'는 트럼프 당선인이 한국에 대해 제기해온 방위비 분담금(주한미군 주둔비용 중 한국의 부담액) 대폭 증액 요구와 잇닿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왈츠 지명자는 버지니아군사학교에서 국제관계학으로 학사 학위를 받은 뒤 육군 소위로 임관해 육군 특수전 부대원(일명 그린베레), 주방위군 등으로 총 27년간 군 복무를 했다. 아프가니스탄과 중동, 아프리카 등에서 작전을 수행한 현장 전투 경험과 함께, 백악관과 국방부의 정책 보좌관으로 활동한 경력도 있다.
2019년 그린베레 출신으로는 처음 연방 하원(플로리다)에 입성해 군사위원회와 외교위원회 등에서 활동한 그는 의정 활동을 통해 중국에 강경한 입장을 보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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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