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천재가 또 다시 역사를 썼다.
KIA 타이거즈 김도영(21)이 KBO리그 최연소-최소경기 30홈런-30도루를 작성했다. 김도영은 1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팀이 3-1로 앞서던 5회초 1사 1루에서 중월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키움 선발 헤이수스가 뿌린 149㎞ 바깥쪽 높은 코스 직구를 걷어 올렸다. 키움 중견수 이주형이 볼을 쫓았지만, 공은 곧 담장 뒤로 넘어갔다.
이 홈런으로 김도영은 20세 10개월 13일, 111경기 만에 대망의 30-30 고지에 올랐다. 박재홍이 갖고 있던 최연소 30-30(22세 11개월 27일) 및 에릭 테임즈가 2015시즌 세운 최소경기(112경기) 기록을 동시에 갈아치웠다. 타이거즈 소속 선수로는 1997년 이종범, 1999년 홍현우에 이어 세 번째.
쉽지 않은 행보였다.
지난 3일 대전 한화전에서 29호 홈런을 기록한 뒤 2주 가까이 아치를 그리지 못했다. 상대 투수들의 집중견제 속에 장타 수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4할7리에 달하던 월간 타율도 2할대로 떨어지는 등 고전하는 흔적이 역력했다. 하지만 정면승부를 택한 헤이수스를 공략해 30-30 고지에 올라섰다.
올해 포텐이 제대로 터진 김도영이다.
개막 한 달여 만인 4월까지 10홈런-10도루를 성공시켜 KBO리그 사상 첫 기록을 작성했다. 장염 증세로 컨디션 난조를 겪은 뒤에도 빠르게 페이스를 끌어 올리며 박재홍(1996년, 2000년), 이병규(1999년), 에릭 테임즈(2015년)가 세운 전반기 20-20달성에 성공했다. 지난 7월 23일 광주 NC전에선 단타-2루타-3루타-홈런을 차례로 터뜨리며 KBO리그 역사상 최초로 4타석 만에 '내추럴 사이클링 히트'를 완성시키기도.
이제 김도영은 2015시즌 테임즈가 세운 40홈런-40도루 고지를 바라보고 있다. 정규시즌 31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30홈런-33도루를 기록 중인 김도영이다. 40도루 달성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홈런 페이스가 어느 정도 올라서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고척=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