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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동원X윤빛가람 다 터진' 5위 수엡,김은중 감독의 '샤프볼' 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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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위는 신경쓰지 않고 있다. 아래 팀들과의 격차를 더 벌리는 것이 목표다."

김은중 수원FC 감독은 한결같이 담담했다. 들뜨지도 안심하지도 안주하지도 않았다. 9일 K리그1 22라운드 김천 상무 원정에서 2대1로 승리하며 4경기무패(3승1무)를 달린 직후다.

윗물과 아랫물이 나뉘는 스플릿 라운드 전 라운드 로빈 방식 정규리그 33경기, 3바퀴 중 2바퀴를 완주했다. 22경기를 마친 수원은 승점 37(11승4무7패)로 10일 오후 4시 현재 김천(승점 40), 울산(승점 39), 포항(승점 38), 강원(승점 37)에 이어 리그 5위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호성적이다. 지난해 벼랑끝 강등전쟁 당시 38경기 총 승점이 33점(8승9무21패)이었다. 새 시즌 '샤프' 김은중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수원은 20라운드에 이미 승점 33점을 찍었다.

2라운드 성적은 7승1무3패, 악전고투 끝에 승점 22점을 적립했다. '도움왕' 안데르손이 K리그1 적응을 마쳤다는 점, '최강 미드필더' 손준호의 가세는 호재였지만 '팀 최다 득점자' 이승우의 부상과 이렇다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몬레알 이적 후 스트라이커 부재는 명백한 악재였다. 공격수 부재의 시련을 수원은 '샤프볼'의 영민한 맞춤형 전략, 베테랑과 영건들이 어우러진 원팀의 끈끈함으로 이겨냈다.

지난달 25일 광주전, 29일 대전전 승리 후 최강 울산과 1대1로 비겼고 안방에서 1대4로 대패한 김천 원정에서 3대2 짜릿한 승리를 거두며 4경기 무패, 홈에선 5경기 무패(4승1무)를 달렸다.

김 감독은 "부상자도 많고 포지션 파괴하듯 돌려막는 상황이었는데 우리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달려준 덕분"이라며 고마움을 표했다. 김천전에도 센터백 김태한이 풀백으로 나섰고, 풀백 박철우는 울산전에 이어 윙어로 올라섰다. 포지션 변경이 성공적인 이유는 '샤프'한 메시지 덕분이다. 김 감독은 "심플하게 할 일만 딱 짚어준다. 기본적인 것 외에 너무 많은 걸 요구하면 혼란이 올 수 있기 때문에 간단히 해야할 역할만 이야기한다"고 했다. "하다 보면 본인들도 잘되고 '괜찮네, 할 만하네' 하다 보니까 그 이상의 것을 할 때도 있고, 말려야 할 때도 있다"며 웃었다. 투지 넘치는 박철우의 '포변' 활약엔 흐뭇함을 감추지 않았다. "(박)철우에게 가레스 베일처럼 할 수 있다고 했다. 잘해주고 있다"고 평했다.

정통 스트라이커가 없는 상황, 몇몇 경기선 제로톱 전술이 통했다. 김 감독은 "전문 골게터가 없는 상황에서 공격라인 모든 선수들은 득점을 할 수 있다라는 생각을 하는 부분은 긍정적"이라고 했다. '수원의 왕' 이승우의 부재 속 정승원이 투혼을 발휘했다. '5골3도움'으로 잘나가던 대구 2년차 때 4골3도움을 넘어서는 '커리어 하이'를 달성했다. 김천전에선 베테랑 지동원과 윤빛가람이 동시에 터졌다. 전반 지동원의 맹활약으로 2-0으로 앞서다 후반 기세를 탄 김천에 2-2 동점골을 내준 직후 김 감독은 "공격 교체카드를 다 쓴 상황이라 누가 골을 넣을 수 있을까 하던 차였다"고 솔직한 심경을 털어놨다. '누가 골을 넣을 수 있을까' 할 때면 어김없이 누군가가 나타나는 팀, 올 시즌 수원이다. 동점골을 내준 지 3분 만인 후반 32분 안데르손의 킬패스를 받은 윤빛가람의 발끝이 번뜩였다.

김 감독은 "(윤빛)가람이가 드디어 마수걸이 골을 넣었다"며 반색했다. "(지)동원이가 울산전에 완벽하게 득점할 헤딩슛이 있었는데 놓쳐서 부담감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김천전에 더 집중하면서 준비를 잘했던 것 같다"고 칭찬했다. 지지않는 수원을 이끄는 이용, 권경원, 지동원, 윤빛가람 등 베테랑의 힘을 강조했다. "고참들이 감독이 할 수 없는 부분을 해준다. 그게 우리 팀의 큰 힘이다. 젊은 선수들은 형들을 믿고 운동장에서 더 열심히 뛰어준다"며 미소 지었다.

선두 김천과 불과 승점 3점 차, 김 감독의 중심은 확고했다. "나는 위를 보지 않고 밑에 따라오는 팀을 본다. 밑에 있는 팀들과 얼마나 격차를 더 벌리느냐가 관건"이라고 했다. "22경기를 하면서 한 번도 편하게 한 적이 없다. 우리는 작년 강등권을 헤맸던 팀이다. 지금 순위는 큰 의미가 없다.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고 준비한 대로 모든 걸 쏟아내자' 이것이 우리 팀의 변치 않는 모토이자, 우리 팀만의 특징이자 색깔"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K리그1은 하위권 팀이라고 결코 쉽지 않다. 상위권 팀을 이긴다고 승점 6점을 주는 것도 아니다. 매경기가 끝나면 다음 경기를 준비하고 상대팀을 분석하고 그렇게 나도 선수들도 모든 걸 쏟아낼 뿐"이라고 말했다. "처음부터 상위 스플릿이라는 목표를 정하지 않았다. '안정적으로 강등권을 벗어나자'는 목표는 지금도 똑같다"고 했다.

마지막 3라운드의 시작은 14일 오후 7시 안방 캐슬파크에서 치러질 대구전이다. 어느 시점이 되면 '안심'할 수 있을까. 김 감독은 "상하위 스플릿이 나뉘어지기 전까지는 안심할 수 없다. 3라운드 로빈에서 6경기, 절반 정도 지나면 어느 정도 윤곽이 나오지 않을까"라고 답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