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10일 미국 뉴저지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 캐나다의 2024년 코파아메리카 준결승전 도중 아르헨티나 미드필더 호드리고 데 파울(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 '헐리웃 액션'의 진수를 보여줬다.
데 파울은 훌리안 알바레스(맨시티)와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의 연속골로 팀이 2-0으로 앞선 후반 막바지 자기 진영에서 캐나다 미드필더 이스마일 코네(올랭피크 마르세유)에게 푸싱 파울을 당했다.
밀려 넘어진 데 파울은 한동안 그라운드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코네는 그런 데 파울의 허리 쪽을 향해 공을 툭 찼다. 어서 빨리 일어나라는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공에 맞은 데 파울은 허리를 붙잡고는 데굴데굴 굴렀다. 양팀 선수들은 사건 발생 지점으로 우르르 몰려 일촉즉발의 상황을 연출했다. 주심은 코네에게 경고를 내밀었다.
이 장면을 지켜본 축구팬은 "올해의 연기대상감"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여전히 홀로 누워있던 데 파울 근처로 제시 마치 캐나다 대표팀 감독이 다가왔다. 마치 감독은 자세를 낮춰 데 파울을 뚫어져라 응시하며 몇 마디 건넸다. 앞선 헐리웃 액션에 대해 지적을 한 것으로 보인다. 데 파울도 가만히 있질 않았다. 마치 감독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 '그만 떠들고 입을 다물라'는 제스쳐를 날렸다. 그렇게 선수와 상대팀 감독이 신경전을 벌이는 보기 드문 장면이 연출됐다.
경기는 그대로 메시의 대회 첫 골을 앞세운 아르헨티나의 2대0 승리로 끝났다. 데 파울은 끝까지 경기장에 남아 메시를 '호위'했다.
2021년 대회 우승팀인 아르헨티나는 두 대회 연속 결승에 올라 우루과이-콜롬비아전 승자와 우승컵을 다툴 예정이다. 2022년 카타르월드컵에서 우승한 메시의 팀은 메이저 대회 3연패를 노린다.
부상 여파로 제대로 된 활약을 펼치지 못하던 메시는 이날 득점으로 코파아메리카 6개대회 연속 득점 금자탑을 쌓았다. 브라질의 지지뉴와 최다 연속 득점 동률이다. 메시는 "마지막 경기를 즐기자"고 말했다. 15일에 열릴 결승전은 '메시의 절친' 앙헬 디 마리아의 A매치 은퇴경기여서 메시에게도 더욱 뜻깊을 전망이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