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김태곤(44) 감독이 "고(故) 이선균 대충 넘기는 법 없는 좋은 배우였다"고 말했다.
김태곤 감독이 10일 오전 재난 영화 '탈출: PROJECT SILENCE'(이하 '탈출', 블라드스튜디오 제작) 인터뷰에서 붕괴 직전 공항대교에 갇힌 안보실 행정관 정원 역의 이선균, 인생 한 방을 노리는 렉카 기사 조박 역의 주지훈, 프로젝트 사일런스의 책임 연구원 양 박사 역의 김희원 등과 호흡을 맞춘 소회를 전했다.
특히 김태곤 감독은 고 이선균에 대한 남다른 추억을 떠올렸다. 그는 "이선균 형은 내가 감독 데뷔를 하기 전부터 알고 있었던 배우였다. '굿바이 싱글' 당시 제작사가 선균이 형의 소속사였다. 그때 이정은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대표가 '굿바이 싱글' 제작을 하면서 선균이 형과 자주 만났는데 인간에 대한 호감도가 생겼다. 기존에 재난 영화라고 하면 주로 해왔던 배우들이 있지 않나? 그런데 선균이 형은 홍상수 감독의 영화뿐만 아니라 장르물도 많이 해왔더라. 그럼에도 재난물을 안 했더라. 처음 내가 선균이 형에게 제안했을 때는 '내가?'라며 놀라더라.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선균이 형이 처음 재난물임에도 중심을 잘 잡고 갔다. 선균이 형이 블록버스터 전체를 이끌어야 하는 역할이 부담됐음에도 너무 훌륭하게 잘 소화했다"고 평했다.
이어 "이선균이란 배우는 굉장히 까다로운 배우다. 어떤 의미냐면 하나라도 대충 넘어가는 법이 없다는 뜻이다. 우리 영화는 대교 위에서 벌어지는 일을 다루는데 신은 물론 캐릭터의 동선이 다 달랐다. 이 작품에 대한 이해도가 충분해야 했다. 그래서 나는 선균이 형과 하나하나 다 논의하고 설명했다. 또 선균이 형이 내가 놓친 부족한 지점이 있을 때 아이디어를 내줬다. 이런 모든 것이 합의가 되면 촬영을 굉장히 열심히 했다. 촬영 중 위험한 장면도 있었는데 보통 배우들이 위험성이 감지가 되면 두려워하거나 부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데 선균이 형은 그런 지점이 없었다. '너무 좋다' '빨리 촬영하자'고 하더라. 영화를 위해 위험을 감수하는 지점이 멋졌다"고 곱씹었다.
'탈출'은 짙은 안개 속 연쇄 추돌 사고가 일어나고, 붕괴 위기의 공항대교에 풀려난 통제 불능의 군사용 실험견들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극한의 사투를 벌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고(故) 이선균, 주지훈, 김희원, 문성근, 예수정, 김태우, 박희본, 박주현, 김수안 등이 출연하고 '굿바이 싱글'의 김태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12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