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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호 치고 14경기 만에 56홈런 신기록…최연소 200홈런 앞두고 7경기 31타석 침묵, 중압감에 눌린 새가슴 괴물타자[민창기의 일본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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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쿠르트 스왈로즈의 '괴물타자' 무라카미 무네타카(24)는 2022년 9월 13일 요미우리 자이언츠전에서 2홈런을 몰아쳤다. 도쿄 메이지진구구장에서 열린 홈경기에서 4회말 시즌 54호 1점 홈런, 9회말 55호 3점 홈런을 터트렸다. 전설의 홈런왕 오사다하루(왕정치·소프트뱅크 호크스 회장)가 1964년 기록한 일본인 타자 한 시즌 최다 홈런에 도달했다.

15경기를 남겨놓고 있어 일본인 홈런 신기록은 물론, 일본프로야구 최다 홈런까지 노려볼만했다. 야쿠르트 소속으로 2013년 블라디미르 발렌틴이 달성한 '60홈런'을 넘어설 기세였다. 2018년 신인 1지명으로 야쿠르트에 입단한 무라카미는 발렌틴과 2년간 함께 뛴 인연이 있다.

그런데 55홈런을 치고 갑자기 타격 부진에 빠졌다. 기록에 대한 중압감 때문에 좋은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타격 부진이 깊어지자 다카쓰 신고 감독은 무라카미를 경기에 내보내지 않고 휴식까지 줬다.

그해 10월 3일 메이지진구구장에서 열린 요코하마 베이스타즈전.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무라카미는 극적으로 시즌 56번째 홈런을 터트렸다. 요코하마 우완투수 이리에 다이세이가 던진 초구 시속 151km 높은 직구를 받아쳐 외야 오른쪽 관중석으로 날렸다. 2-7로 뒤진 7회말 세 번째 타석에서 일본야구사를 다시 썼다.

55호를 치고 14경기, 61타석 만에 56호가 나왔다.

2023년 3월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일본프로야구 최고 타자로 우뚝 선 무라카미는 일본대표팀 주전 3루수이자 4번 타자로 대회를 시작했다. 구리야마 히데키 일본대표팀 감독은 3번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4번 무라카미-5번 요시다 마사타카(보스턴 레드삭스)로 중심타선을 구성했다. 그런데 오타니의 존재감에 눌린 무라카미는 극도로 부진했다.

조별리그 4경기에 4번으로 출전해 14타수 2안타, 타율 1할4푼3리. 홈런 없이 20타석에서 삼진 7개를 당했다. 대표팀 4번에 대한 부담이 컸다.

이탈리아와 8강전부터 5번으로 내려갔다. 요시다가 4번으로 들어갔다. 부담을 던 무라카미는 5번 타순에서 살아났다. 멕시코와 준결승전 9회말 역전 끝내기 2타점 2루타를 쳐 팀을 결승 진출로 이끌었다. 미국과 결승전에선 7경기 만에 첫 홈런을 터트렸다.

56홈런을 치고 22세 최연소 타격 3관왕(타율 3할1푼8리-134타점)에 오른 후 두 번째 시즌. 올 시즌에 앞서 2년 만의 '타격 3관왕' 복귀를 목표로 내걸었다. 무라카미는 3년 계약이 끝나는 내년 시즌 후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임팩트 있는 퍼포먼스가 필요하다.

시즌 초반 장타가 안 나와 마음고생을 했다. 무라카미는 4월 13일 요코하마 원정경기에서 시즌 첫 타점을 올렸다. 개막전부터 12경기, 53타석 만에 타점을 올렸다. 그는 이날 프로선수가 된 후 처음으로 2번 타자로 나갔다. 4번이 아닌 타순에 들어간 게 무려 5년 만이었다. 타격 부진이 깊어지자 다카쓰 감독이 분위기 전환 차원에서 타순에 변화를 줬다.

무라카미는 다음 날인 4월 14일 요코하마전 첫 타석에서 시즌 1호 홈런을 쳤다. 13경기, 54타석 만이었다.

무라카미가 최연소 200홈런을 앞에 두고 또 주춤하고 있다. 무라카미는 지난 4일 메이지진구구장에서 열린 주니치 드래곤즈전에서 시즌 8호 홈런을 쳤다. 3경기 연속 대포를 가동하며 통산 199홈런까지 왔다.

14일 에히메현 마쓰야마 봇창스타디움에서 열린 히로시마 카프전. 5년 만에 3번 타자로 출전한 무라카미는 4타석 3타수 무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1,4회 내야 땅볼로 아웃되고, 6회 볼넷으로 출루했다. 8회 마지막 타석에선 3루수 뜬공.

통산 199호를 치고 7경기, 31타석 연속 무홈런이다. 히로시마 좌완선발 요코다 히로키에 눌린 야쿠르트는 1대2로 졌다. 8번 다케오카 료세이가 7회 1점 홈런을 때려 영봉패를 면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