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일본 매체가 엔도 와타루(리버풀)의 플레이 하나에 결승골을 넣은 것마냥 큰 의미를 부여했다.
일본 인터넷 TV 아베마는 6일(한국시각) 공식 SNS를 통해 "엔도가 손흥민을 무너뜨렸다"며 이날 영국 안필드에서 열린 리버풀과 토트넘의 2023~20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6라운드에서 나온 한 장면을 집중 조명했다.
리버풀이 1-0으로 앞서던 전반 40분, 상대 진영 우측에서 페드로 포로가 페널티 에어리어 라인 근처에 있는 손흥민에게 패스를 연결했다. 수비수 발에 맞고 굴절돼 높이 뜬 공을 가슴으로 트래핑한 손흥민은 오른발로 볼 컨트롤을 시도했다. 방향을 바꿔 왼발 슛을 쏘려는 의도 같았다. 이때 골 에어리어 부근에서 크로스에 대비하던 리버풀 미드필더인 엔도 와타루가 손흥민이 있는 쪽으로 득달같이 달려왔다. 그리고 격렬한 차지(Charge)로 손흥민의 공을 빼앗았다. 중심을 잃은 손흥민은 그대로 잔디 위로 쓰러졌고, 리버풀은 곧장 역습에 나섰다.
아베마는 "프리미어리그에서 펼쳐진 일본과 한국의 쇼다운. 엔도가 승리했다"고 밝혔다. 일본 축구선수 출신 하야시 료헤이는 "엔도 와타루라는 이름의 플레이"라고 엄지를 들었다. 일본 축구전문매체 사커다이제스트는 이 장면을 지켜본 일본팬들이 "엔도신", "실질적인 일한전", "굉장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손흥민이 와타루에게 한 차례 저지를 당한 것은 사실이지만, 냉정하게 엔도가 '승리'를 거뒀다고 보긴 애매하다. 손흥민은 팀이 무기력하게 2-4로 패한 이날 경기에서 꾸준히 상대 문전을 파고드는 노력을 펼친 끝에 후반 32분 골망을 갈랐다. 엔도가 교체된 이후 시점이다. 박스 안 가운데 부근에서 히샬리송이 뒤로 내준 공을 침착한 슛으로 연결, 시즌 17호골이자 개인통산 EPL 120호골을 터뜨렸다. 개인통산 300번째 출전 경기에서 '리버풀 레전드' 스티븐 제라드와 득점 동률을 이뤘다.
손흥민은 또한 리버풀전 5경기 연속골을 쏘며 '클롭 킬러'임을 재입증했다. 축구전문매체 '90min'은 리버풀전에서 토트넘의 베스트 플레이어로 손흥민을, 워스트 플레이어로 수비수 에메르송 로얄을 꼽았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